민족대명절인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 추석에는 전, 고기, 튀김과 같이 기름진 음식을 평소보다 과다 섭취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앉아서 TV를 시청하거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 평소 기능성 소화불량증, 과민성 장증후군이 있는 경우, 증상이 심해지기 십상이다. 여기에 과음이 더해져 위의 내용물, 혹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을 앓는 분들도 많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병욱 교수의 도움말로 추석을 맞이해 주의해야 할 소화기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기름진 음식의 콜레스테롤은 혈액순환을 방해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맵고 짠 음식은 위장에 자극을 줘 소화력을 떨어뜨린다. 기름의 주성분인 지방은 탄수화물, 단백질이 모두 소화된 후 가장 마지막에 소화되지만, 위에는 지방을 소화하는 효소가 없어 기름진 음식을 소화하지 못한다. 또한 기름진 음식은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는 시간, 즉 위배출시간을 떨어뜨리므로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고 이는 소화불량으로 이어지게 된다.
평소보다 많은 식사량이 소화불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음식은 위에서 침과 함께 분해되고 섞이는데, 너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작은 크기로 부서지지 않아 소화가 어려워진다. 명절음식 한 끼의 평균열량은 2,000kcal가 넘기 때문에 소화불량으로 이어지기가 쉽다.
명절에 친척들이 모여 즐기는 술과 안주 역시 소화불량 및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늦은 밤에는 신진대사 능력이 낮보다 현저히 떨어져 위산이 적게 분비돼 소화불량이 발생하기 쉽고, 술을 많이 마실 경우 소장과 대장이 음식을 내려 보내는 ‘연동운동’이 방해를 받게 된다. 또한, 기름진 음식을 밤에 먹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 경우 위와 식도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식도염이나 속쓰림이 발생할 수 있다.
음식을 준비하며 발생한 명절 스트레스로 인해 변비나 설사를 겪는 분들도 많다. 기능성위장관 질환은 이러한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이 흥분해 순간적으로 많은 혈액이 근육에 공급되고, 상대적으로 소화기관에는 평소보다 적은 양의 혈액만이 남아 소화기관의 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호르몬이 나와 위액이 과다하게 분비되고, 미처 중화되지 못한 채로 소장으로 오게 되어 소장 및 대장의 음식물을 빨리 내려 보내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병욱 교수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하다보면 평소보다 많은 음식을 섭취하기 쉽다”며 “특히 평소 소화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본인에 맞는 식사량과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 등으로 걷는 운동을 충분히 하면 위장관 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