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세 주부 이 모씨, 얼마 전부터 낮에도 소변을 자주보고 밤에도 소변이 마려워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참을 수 없는 요의 때문에 밤에만 해도 4번 이상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다. 게다가 소변이 마렵다고 느낄 때 하복부와 골반, 허리 등에 압박감과 함께 통증까지 일어 매우 고통스러웠다. 병원을 찾은 이 모씨의 진단명은 간질성방광염, 방광통증증후군이었다.
간질성방광염은 방광통증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데 방광과 관련된 다른 질환 없이 소변이 찼을 때 하복부나 회음부에 압박감 혹은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에 진단된다.
급성방광염처럼 박테리아나 세균 감염 때문에 급성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방광 내 여타의 감염 질환 없이 방광의 점막이 파괴되거나 기능이 약해져 감각 변형, 기능 용적 감소가 일어나는 것이 간질성방광염의 특징이다. 성행위 때문에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하며 여성의 경우 생리를 할 때 악화되기도 한다. 간질성방광염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성별에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나지만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많이 발병해 환자의 90%가 여성이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서 자주 발병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소변이 찼을 때 아랫배나 회음부 혹은 요도의 불편감이 들고 압박감 및 통증을 느낀다. 빈뇨 증상도 동반한다. 빈뇨 증상 때문에 과민성 방광증후군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통증이 동반돼 불응성만성방광염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하지만 간질성방광염은 방광에 소변이 차는 경우 치골 상부에 통증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과민성방광증후군하고는 차이가 있다. 소변을 볼 때는 직접적인 통증이 없지만 소변이 방광에 들어차면 그때부터 통증이 발생하고 소변을 보고 난 후에는 통증이 사라진다.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오미미 교수는 “소변이 찼을 때 하복부, 골반, 허리 등이 뻐근하게 아픈 느낌이 들고 소변 이후에도 잔뇨감을 있고 빈뇨 및 밑이 빠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럴 때는 간질성방광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라며 “간질성방광염 환자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소변이 찼을 때 느끼는 통증과 잦은 요의 때문에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므로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여성의 골반통증은 자궁근종이나 요로결석, 근골격계 이상,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그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병력 청취를 포함한 검사가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간질성방광염을 진단할 때는 통증의 양상, 지속시간, 위치, 특이사항, 변비 유무, 배뇨 증상 등을 청취한 뒤 소변 검사 및 소변 세균 검사, 요속 검사, 배뇨 후 잔뇨 검사, 요도방광내시경,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간질성방광염 환자들은 무엇보다도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이뇨작용을 하는 알코올, 인공감미료, 카페인, 탄산음료 등의 섭취를 제한하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오미미 교수는 “간질성방광염으로 고통 받는 여성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워서 혹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라며 “동반된 빈뇨 증상으로 인해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오인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으나 간질성방광염의 치료 방법은 과민성방광증후군 치료와는 현저히 다르고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지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