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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의협, 제72차 정기대의원 총회 의장 개회사

2020. 10. 25.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13만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코로나 감염 위기 속에, 전국에서 모이신 대의원님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그리고, 참석해주신 내빈과, 준비하는데 수고해주신 임직원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아시다시피 오늘 정기총회는 지난 4월에 예정되어 있었던 제72차 총회로 코로나사태로 인해 연기를 거듭하다가 개최되는 것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방역 1단계로 조정되어 지난 임시총회와는 달리 큰 회의실에서 전체가 모여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의료계를 대표하는 종주단체인 의협의 총회라 만에 하나 불상사가 발생하면, 대의원님들과 임직원들의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되고, 협회의 위상에도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어 특별히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가능하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단 시간 내에 총회가 잘 마무리 되기를 부탁드립니다.

  우선, 지난 투쟁시에 보여주신 젊은 의사들의 참여와 결기와 단합에 대해 의장으로서 깊히 감사드립니다. 특히, 후배와 제자들의 투쟁에 적극 후원해주시고, 힘을 실어주시고, 격려와 지지를 해주신 교수님들께 고개숙여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00년도 강제조제위임제도, 소위 의약분업 투쟁이후로 우리 의협이 이렇게 큰 투쟁을 함께 한 것으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투쟁과정에서 다소 소통이 미흡하고 원하는 결과를 100% 얻지는 못하였다고 평가를 합니다만, 아직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투 상황이 잠시 중단되고 휴전 합의문이 채택되었으나, 언제 상황이 급변하여 투쟁이 재개될지 모르는 비상시국인 것입니다. 합의문의 먹물도 채 마르기 전에, 벌써부터 정부와 거대 여당은 상호존중의 원칙을 도외시하고, 먹칠을 하려는 비상식적인 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는 위기 상황인 것입니다.

그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과연 합의 내용을 이행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임시방편으로 의사들의 투쟁을 멈추고자 한 것입니까? 전문가 단체인 의협과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의료 정책을 논의한 적이 있습니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로서 합리적인 자세라고 생각하십니까?

  의료, 진료는 정치가 아닙니다. 모든 걸 정치적으로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도 코로나 시국에 혼란을 틈타, 협의 없이, 무책임한 정책을 졸속 처리하려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사과하며, 진정한 의료백년대계 정책을 함께 연구하고 논의하며 수립하고 추진하여 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구합니다.

  특히 의대생 본과 4학년 학생들의 국시 문제에 대해 기괴한 태도로 일괄하고 있는 점에 대해 온당치 못하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장차 우리나라 의료를 책임질 의대생들이 국민들에게 무슨 피해를 주었습니까?

  오히려 국민들에게, 무분별한 공공의대 설립과, 무계획적인 의대정원증원 문제 등에 대해 실상을 알리고, 순수하게, 잘못된 점을 알려주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잘못입니까? 그래서 국시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인데,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결자해지로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여론몰이식으로 일반 죄인처럼 몰아붙이는 것이 과연 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진실을 호도하고 억지 부리는 정부가 무슨 책임을 묻는다고 굴종을 강요합니까?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보호하려는 미래 의사들과 의대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정책이고 품격있는 정부의 태도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만약, 내년에 신규의사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서 오는 혼란과 국민 건강의 비상사태는, 온전히 정부와 여당 책임임을 강조합니다. 더 이상 궤변과 언론플레이를 당장 중지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 내부를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지난달 추석 전에 임시총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제 건강상 이유로 회의를 주최하지 못해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원칙은 대의원님들의 정관에 명시된 발의권은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의결권도 존중되어야 하고 보호되어야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총회에서 의결된 사항은 우리 모두 승복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무소불위 정부와 거대여당의 불순한 의도와 횡포에 맞서 대응하려면 우리 모두가 단합해야만 합니다.

  비온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니다.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간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집행부에 당부합니다. 회원들과 대의원들의 뜻을 헤아려 심기일전하고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열린 회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말에, 투쟁 후에 할 일이 산적해 있는 범투위를 확대 개편하여 제대로 된 투쟁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를 당부합니다. 운영위에서는 대의원회 몫인 2명의 위원을 전공의 대표 대의원으로 추천하였습니다.

  이렇듯이 투쟁의 주역인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의견을 존중해주시기를 당부합니다. 동시에 각종 악법이 발의되는 것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코로나 감염 위험 속에 치러지는 정기총회입니다. 다시 한번 방역 수칙을 잘 지켜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오늘 총회가 단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 

총회는 전쟁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의원 상호 간에 존경과 배려로 소통하고 화합하고 단결하는 장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상대는 따로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공의 대표로 운영위원으로 임명한 후배의 글을 소개합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상대는 따로 있습니다. 단합된 힘을 위해서 내부적인 갈등은 없기를 바랍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계속 투쟁의 주역을 맡겠습니다. 그러기에, 싸워서 이기기 위해 범투위에 인원 참여를 늘려주시고,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합니다.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함께 하십시다! ”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우리는 하나입니다. 우리의 목표도 하나입니다. 하나가 되어 역사적인 투쟁 현장에서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의 소명이고 의무입니다. 고맙습니다. 

2020. 10. 25.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이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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