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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LTURE

유럽 박물관·미술관 잘 관람하는 8가지 TIP



 
  좋은 박물관·미술관(이하 박물관)은 물론 좋은 작품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관람자, 특히 겨우 며칠동안 그 도시에 머무는 여행자 입장이라면 효율적이고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해야 ‘좋은 박물관’, ‘좋은 관람’이었다고 기억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특히 대단한 작품들이 산재한 유럽 박물관에서 제대로 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영화와 음악회는 관람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박물관은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1~2시간 만에 중요 작품만 보고 나올 것인지, 이 박물관 모든 전시 작품을 꼼꼼하게 다 볼 것인지 입장 전에 미리 결정해야 한다. 짧은 관람을 원했어도 무턱대고 들어가 이 작품, 저 작품에 눈길 주다보면 예상 시간을 넘어 이후 스케줄이 어긋날 수도 있다. 그리고 자기 관심 분야를 확실히 정해서 보는 것도 효과적이다. 회화만 볼지, 조각을 볼지, 공예와 미술관 자체 건축과 인테리어까지 관람할지 정한 후 관심없는 분야는 과감히 스킵하는 것도 좋다. 물론 가만히 시간들여 보다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분야에서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 있을 수 있다. 루브르, 영국박물관, 바티칸 등 대규모 박물관이 아니면 보통 2시간 정도 시간을 잡아도 작품 감상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런던 국립미술관 맵. 조금의 시간만 내서 대충 윤곽을 머릿속에 그리고 관람을 하면 훨씬 효율적인 동선을 짤 수 있다.  

  두 번째, 시간 없는 사람은 물론이고, 특히 오랫동안 자세히 박물관을 보려는 관람객이라면 박물관 맵(map)을 꼭 이용해야 한다. 미리 관련 홈페이지를 찾아 다운로드 받는 것도 좋지만, 일단 박물관에 입장하면 보통 무료로 나눠주는 맵을 꼭 챙기자. 관람 시작 전에 전체적인 아웃라인을 머릿속에 그리고 내가 들러야 할 방을 기억해야 한다. 유럽 대부분 박물관은 처음부터 관람자 동선을 고려해 설계한 것이 아니다. 예전부터 있었던 궁전과 공공건물 등이 변모한 것이라 대단히 복잡하고 길을 잃기 일쑤다. 10분, 최소한 5분이라도 입구에 앉아 내가 움직일 동선을 생각해 보면 그 공들인 시간 이상을 벌 수 있다. 지도에 관람이 끝난 곳을 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 번째, 장시간 머물 관람자는 휴식시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시간 관람에 2~3천보씩 걸으면 피로가 누적된다. 보통 박물관에는 편안한 소파와 휴식을 위한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고속도로 장거리 운전할 때 휴게소에 들르듯 자신의 컨디션에 따라 얼마만큼 관람 후 휴식을 부여할지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 흡연과 점심식사가 필요하다면 밖에 나가서 해결할 수도 있는데 루브르와 오르세 정도를 제외하고는 나갔다 재입장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루브르에서는 담배 피러 한 번 나갔는데 먼 출구도 그렇거니와 보안검색 대기줄 때문에 30분 정도 소요됐다. 사실 단기 여행자에게는 아까운 시간이다. 다음날부터는 리슐리외관 2층 야외 발코니를 이용했다. 흡연도 가능했고 이곳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4.3프랑에 커피와 크로와상 세트를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바게트나 샌드위치, 음료를 가방에 싸 갖고 다니다 야외에 나와 박물관을 바라보며 요기하는 것이 좋았다. 


비엔나 미술사박물관의 관람객용 소파. 아마 유럽 박물관 중 가장 쾌적한 전시장이 아니었나 싶다. 한 번 앉으면 푹 잠들만큼 편안했다.

  네 번째, 보통의 박물관 안내나 먼저 방문했던 사람들이 추천하는 코스 중 하나가 연대순으로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라고 하는데 난 이 부분에 부정적이다. 가만히 도서관에 앉아 도판을 보고 연구를 해도 르네상스-바로크-신고전주의 등으로 이어지는 예술 사조를 파악하기 힘들다. 하물며 굳이 박물관에 가서 한 번 본다고 그 흐름이 잡히는 것도 아닌데 그걸 꼭 시대 순으로 볼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여행 중 다닌 여러 박물관 작품들은 돌아와서 생각해보면 뒤섞이기 마련이다. 너무 이 흐름에 얽매일 필요없다. 미켈란젤로가 라파엘로보다 먼저 태어났는지, 조토와 고흐 사이에 600년 간극이 있든 일반 관람자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듯하다. 때로는 큐레이터가 제시하는 이 동선이 관람객 배분이라는 효율적인 박물관 운영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갈 때도 있다.    
  다섯 번째, 사진 촬영. 예술품의 저작권은 작품 탄생 연도가 아닌 작가 사망 이후 70년간 보존된다. 따라서 레오나르도 그림을 복제하고 고흐의 그림을 프린트해서 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모나리자]가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고 저작권을 루브르가 갖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림과 조각을 촬영한 사진은 찍은 사람이 저작권을 갖는다. [모나리자]를 내 사진기에 담는 순간 내가 그 사진 저작권을 갖게 된다. 1972년에 죽은 피카소와 20세기 후반에 사망한 달리, 미로, 샤갈의 경우는 저작권이 살아있으니 사진으로 담되 유포해서는 안 된다. 최근 오르세가 사진 촬영을 허용하면서 이제 유럽 박물관 대부분은 사진 촬영이 허용된다. 내가 이번에 방문한 곳 중에서는 시스티나 성당과 반고흐 박물관, 존손경 박물관만 촬영이 금지됐다. 여행 중에 내가 감동받은 예술품을 찍어 남기는 것은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다만, 인터넷을 통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꽤 좋은 화질의 작품 사진이 많은데 많은 관람객들 틈에서 어렵게 촬영하느라 애쓰는 것은 다른 사람은 물론 자신의 예술 감상에도 방해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작품을 촬영할 때 꼭! 작품설명을 같이 찍자. 충분히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억은 한계가 있다. 더구나 유럽 박물관의 좋은 작품은 기억에 담기에 너무 많다. 귀찮아도 찍어 둔 것이 분명히 도움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섯 번째, 유명 박물관은 도슨트(해설사)와 오디오 가이드가 있기 마련이다. 전문가 목소리를 통해 해설을 들으면 몰랐던 새로운 지식과 숨겨진 재미있는 일화를 들을 수 있다. 특히 복잡한 구조의 전시장을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이밖에도 장점은 수없이 많다. 그 장점보다 적은 단점으로는,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아까워서 오디오가 시키는대로 마음에도 없는 작품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아는 얘기, 관심없는 작품 앞에서 해설사 설명에 지루해 다른 작품을 기웃하는 것은 오히려 시간과 금전적 낭비가 아닐까 싶다. 인기있는 박물관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려면 꽤 오랜 시간 대기줄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술 감상은 그 작품과 나와의 공감이다. 생각하고 내 시각으로 해석하는 것이 때로는 다른 사람들 사이에 껴 자세히 설명 듣는 것보다 나을 때가 있다. 


유명 박물관은 관람객을 위해 현지 여행사나 박물관 자체에서 유/무료 전문가 해설이 마련돼 있다. 꽤 많은 장점을 갖고 있어 참여해 보는 것도 좋다. 이런 해설사 가이드와 오디오 가이드 없이 나만의 작품 감상을 위해서는 사전 공부가 필수. 

  일곱 번째, 입장시간을 잘 선택해야 한다. 유럽 유명 박물관들은 관람객이 붐벼 제대로 된 작품 감상이 어렵다. 성수기에 일반 입장으로는 2시간 이상 걸릴 수 있다. 당일치기 여행, 패키지 여행으로 방문한 관람객들은 대개 오전에 박물관을 들르고 점심식사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오후 3시 이후에는 관람객이 많이 줄어든다. 특히 작은 박물관, 그리고 특정 몇 작품만 보고자 한다면 폐관 시간에 임박해 방문해보자. VIP 관람객이 될 수 있다. 산타마리아노벨라 성당에서 나 홀로 봤던 [삼위일체], 레이크스 박물관에서 한적하게 봤던 렘브란트의 [야경]은 이 시간이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모나리자는 야간개장하는 금요일 밤 9시에도 어림없다. 나는 패스트 트랙(일반 입장과 다른 줄)의 메리트가 있는 박물관 패스를 적극 추천한다. 내가 몇 번을 볼 것이고 몇 군데를 갈 것이니 계산해보면 이익? 손해? 아니다. 어렵게 계산기 찾을 필요없다. 이유는 단지 하나다. 어렵게 시간 낸 여행에서 훗날, 아낀 2만 원과 2시간 더 오랜 작품감상, 어떤 것이 남는 것일까? 평생동안 “난 그때 루브르와 바티칸에서 오랫동안 줄 서긴 했지만 2만 원 아꼈지롱~”이라고 자랑하려면 박물관 패스는 필요없다.   
  마지막으로 나만의 박물관을 정해보자. 다닥다닥 붙은 유럽 많은 나라와 유명한 도시들, 한 번 가보고 반해 기회가 될 때마다 들르는 도시가 있는가 하면 언젠가는 꼭 다시 가야지 마음깊이 담아두기도 한다. 물론 가보지 않았어도 나의 로망 국가와 도시가 있을 수 있다. 서울의 수많은 상점 중 내 단골 식당, 카페가 있는 것처럼 ‘내 단골, 로망 박물관’을 정해보자. 꼭 직접 안가고 인터넷으로만 수십 번 훑어봐도 좋다. 단 1시간 투어만 했어도 ‘My favorate museum, My Best Gallery'라고 내가 정하면 좀 더 애정이 생기고 앞으로라도 그곳 소장품에 대해 공부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누군가에게는 꽤 유명하지 않은 작은 미술관 하나 정도를 마치 나만이 알고 있는 숨겨진 맛집인 것처럼 잰척하며 소개해 주는 즐거움도 더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나만의 최고 미술관 [로마 국립고전미술관] 작품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정말이지 주옥같은 그리고 강렬한 작품들이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다. 빠져 나올 수 없는 귀도 레니와 카라바조, 라파엘로의 팜므파탈들. 


박물관·미술관 잘 관람하는 TIP

▲ 관람 소요시간 미리 정하기
▲ 박물관 맵 꼼꼼히 읽기
▲ 휴식시간 안배하기
▲ 시대순 흐름에 얽매이지 않기
▲ 사진촬영 제대로 하기
▲ 가이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 입장시간 잘 선택하기 
▲ 나만의 박물관 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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