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서 따뜻한 햇살과 푸른 나무들이 본격적인 봄의 절정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는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시기다. 맑은 콧물, 연속적인 재채기, 코막힘, 눈 가려움 등의 비염 증상이 심해지면 아이의 일상생활은 물론 수면과
식욕에도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감기로 오인하기
쉽지만, 5월은 꽃가루 알레르기 비염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시기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함소아한의원 하남점 이종일 원장은 "비염은 외부 자극에 대해 면역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질환으로, 5월에는
참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등에서 날리는 수목 꽃가루의
공기 중 농도가 매우 높아져 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면역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아이일수록 이 시기에 비염 증상이 더 자주,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꽃가루 비염은 단순히 코 관련 증상에만
그치지 않고, 피로감, 식욕 저하, 수면 방해, 집중력 저하 등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평소 감기를 자주 앓거나 소화 기능이 약하고 밥을 잘 먹지 않는 아이,
밤에 코막힘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아이는 비염 증상에 더욱 취약하다. 코로 숨쉬기 어려운
상태가 계속되면 성장이 느려지거나, 면역력이 더 약해지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어 조기에 증상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우선 일상 속에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외출 전 꽃가루 농도 예보를 참고해 활동을 조절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깨끗이 세수를 하고 옷을 바로 갈아입어야 한다. 실내 온도는 22~25도 사이로, 습도는 50~60% 수준으로 조절하고, 공기청정기나 미세먼지 필터도 점검하는 것이 좋다. 수분이 풍부한 과일이나 연근, 감자 같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며,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염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줄 정도라면, 한방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종일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비염을 '외감풍사(外感風邪)'로 분류하는데, 외부 자극에 몸이 쉽게 반응하는 체질적 허약함의 표현으로 보고, 특히
폐와 비장의 기능을 보강해 주는 방향으로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증상과 체질에 따라 소청룡탕, 형개연교탕, 갈근탕 등을 가감해 처방하며, 경우에 따라 황기, 작약, 맥문동, 녹용 등 면역을 보강하는 약재를 함께 쓴다. 코와 폐를 연결하는
영향혈, 폐수, 합곡혈 등의 경혈에 침이나 부항을 시행해
코막힘 완화와 기혈 순환 개선을 돕고, 진액 보충에 좋은 식이요법도 함께 권장한다. 녹용 등의 면역 보강 약재는 몸 상태에 맞춰 사용해야 하며, 특히
열이 많거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 후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 원장은 "꽃가루철 비염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 억제해서는 근본적인 개선이 어렵고, 아이의 체질을 이해하고 면역을 다스리는 접근이 필요하다"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미리 생활 관리를 시작하고,
전문적인 한방 치료로 체질을 튼튼히 다져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