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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당뇨병 정밀 진단 위한 형광물질 발견

'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2월 10일자 게재

하루 걸리던 조직검사를 2시간 만에
베타세포 이식 후 관찰도 성공 
「Multimodal imaging probe development for pancreatic β-cells: from fluorescence to PET/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당뇨병 발병 및 진행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단장 김기문) 장영태 부연구단장(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내외 공동연구를 통해 당뇨병 정밀 진단과 조직 검사에 모두 쓰일 수 있는 새로운 형광물질 파이에프(PiF‧Pancreatic islet Fluorinated probe)를 개발했다.

당뇨병 진단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는 당뇨병에서 혈당 정보 하나만으로 병의 진행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기 어렵다.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건강상태를 직접 측정할 수 있다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외과적으로 췌장을 조금 떼어내 분석하는 방법이 유일했다. 하지만 외과적 방식을 반복 수행할 수 없고, 췌장에 불균일하게 분포하는 췌장섬1)을 모두 찾아내 그 양을 빠르게 측정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병 진행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베타세포의 양을 1~2일이 소요되는 분석 기술로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연구진은 비침습적으로 베타세포를 시각화하고, 건강한 베타세포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우선 연구진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 결합하면 형광을 내는 화합물들을 선별했다. 이후 양전자단층촬영(PET)2) 조영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후보 화합물에 불소(F) 원자를 미리 도입한 뒤, 췌장 베타세포만 특이적으로 탐지하는 PiF를 최종 선별했다.

이후 베타세포 파괴를 유도한 제1형 당뇨병 모델 생쥐의 꼬리로 PiF를 주사했다. 주사 2시간 이후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PiF가 췌장 베타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탐지함을 확인했다. 조직을 채취해 항체를 붙이는 등 복잡한 절차와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기존 조직검사에 비해 처리 시간을 대폭 단축한 것이다. 더 많은 인슐린과 결합할수록 형광이 세지기 때문에, 형광의 세기를 토대로 건강한 췌장 베타세포의 양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인슐린으로 혈당조절이 불가능한 당뇨병 환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췌장섬을 이식하는 치료를 진행하는데, PiF를 사용하면 이식 성공여부도 관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쥐에서 분리된 1,000개의 췌장섬을 생쥐의 간문맥으로 이식하고, 다음날 PiF를 주사했다. 분석결과 췌장섬을 이식한 쥐의 PiF 형광신호가 이식을 받지 않은 쥐의 간보다 현저히 높게 관찰됐다. 형광신호를 토대로 이식된 췌장섬이 원래 조직에 정상적으로 정착하고, 기능하는지를 검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후 연구진은 PiF의 PET 조영제로서의 효능 역시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 PiF에 도입된 불소 원자를 방사성을 가진 동위원소(불소-18)로 치환한 뒤, 실험쥐에 투여했다. 동위원소는 원자의 무게만 다를 뿐 화학적 성질은 거의 동일하므로, 베타세포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가진 PiF의 특성이 PET 영상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PET 분석 결과, PiF가 췌장에 뚜렷하게 분포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PiF는 30분 만에 췌장에 도달하여 가장 높은 흡수 상태를 나타냈고, 대부분 60분 이후 빠르게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조영제로 사용해 환자를 진단할 때 부작용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PiF는 광학 및 PET 영상화가 모두 가능한 이중방식으로 베타세포를 탐지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 화합물”이라며 “당뇨병 발병 여부 및 조기 진단이 가능한 임상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지(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4.695) 2월 10일자에 실렸다. 



논문명

Multimodal imaging probe development for pancreatic β-cells: from fluorescence to PET/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저자정보

Nam-Young Kang, Jung Yeol Lee, Sang Hee Lee, In Ho Song, Yong Hwa Hwang, Min Jun Kim, Wut Hmone Phue, Bikram Keshari Agrawalla, Si Yan Diana Wan, Janise Lalic, Sung-Jin Park, Jong-Jin Kim , Haw-Young Kwon, So Hee Im, Myung Ae Bae, Jin Hee Ahn, Chang Siang Lim, Adrian Kee Keong Teo , Sunyou Park, Sang Eun Kim, Byung Chul Lee, Dong Yun Lee, Young-Tae Chang



[연구 배경] 

우리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췌장 베타세포를 표적하는 형광물질 PiY를 개발한 바 있다. 하지만 PiY는 인슐린과 반응성이 낮고, 췌장섬을 이미징 하는 과정에서 12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광학 이미지와 PET 영상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과정] 

PiY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인슐린과 반응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선별하고, 이들 화합물에 불소 원소를 도입했다. 이후 인슐린과 높은 반응성을 보인 6개의 불소 도입 화합물에 대해 생체 내 췌장섬 선택성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PiF가 췌장섬 중에서도 베타세포에서만 선택성이 보임을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PiF에 방사성동위원소만 부가하면 초기 화합물의 변형 없이 PET 영상을 통해 췌장 이미지를 보여줌을 확인했다. 저분자 형광 화합물의 PET 조영제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어려웠던 점] 

PiF는 저분자 화합물로 베타세포에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인슐린 존재에 의해 베타세포의 선택성을 보여주는 메커니즘을 가진다. PiF를 주사한 뒤에 조직 고정화나 탈수 과정을 필요 없으나, 조직 동결 매체를 제거 후 빠른 영상을 위한 조건 확립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 쥐와 달리 인간의 췌장섬은 개체마다 다르게 분포하기 때문에 쥐 실험의 결과를 인간 췌장섬에 적용할 때 사람마다 다른 결과를 보여줘서 이를 고정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성과 차별점] 

광학 기반 췌장 베타세포 저분자 화합물이나 베타세포 특이적 바이오마커 기반 PET 영상 조영제 개발을 위한 선행연구는 많다. 그러나 PET 영상용으로 사용하려면 화학적 변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베타세포 선택성을 잃어버린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해 광학과 PET 영상을 동시에 가능하게 함으로서 비침습적 췌장 베타세포의 시각화를 가능하게 했다.


[향후 연구계획] 

PiF를 통한 췌장 베타세포 생체 내 이미지가 가능하게 됐으므로, 당뇨병을 진단하는 혈당 농도 테스트와 더불어 췌장섬의 영상화를 통해 베타세포의 질량을 당뇨병 시기에 따라 모니터링함으로서 실제 당뇨병 조기 진단 도구로서의 활용 방안을 임상 연구진과 함께 모색해나갈 계획이다. 


[참조] 

1) 췌장섬 : 췌장 세포가 모여 섬처럼 보이는 세포 클러스터(덩어리)로 랑게르한스섬(Langeshans Islet)으로도 불린다. 베타세포가 알파세포를 비롯한 여러 세포들과 모여 이루는 하나의 내분비 조직으로, 인슐린이나 글루카곤 같은 호르몬을 분비해 체내 혈당을 조절한다.

2) 양전자방출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PET) :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결합한 의약품을 체내에 주입한 뒤, 이를 추적하여 체내 분포를 알아보는 방법. 사용하는 조영제에 따라  인체의 여러 대사를 확인할 수 있으며, 포도당 대사를 영상화할 때는 불소-18을 사용한다.



그림 설명




쥐 꼬리 정맥주사를 통해 PiF를 주입한 3시간 뒤 각 조직의 생체 외 이미지. 췌장과 이자에서는 PiF가 높은 선택성을 보이는 반면, 간에서는 낮은 선택성을 보여준다.




(A) 제1형 당뇨 쥐(오른쪽)와 정상 쥐에서(왼쪽) PiF 꼬리 정맥 투여 후 포착한 생체 내 이미지. 베타세포가 파괴 된 제1형 당뇨 쥐에서 PiF 형광 시그널이 약하게 탐지됨을 확인할 수 있다. 당뇨 쥐는 정상 쥐에 비해 (B) 형광 시그널 감도가 약하고, (C) 췌장섬 개수가 적으며, (D) PiF가 염색된 췌장섬의 총 형광 감도 역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A) 연구진은 쥐 췌장섬을 PiF로 염색한 뒤, 간문맥으로 이식하고, 생체 외 이미징을 통해 간에 이식된 쥐 췌장섬의 형광 신호를 확인할 수 있었다. (B)는 췌장섬 이식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


개발된 PiF는 췌장섬을 이식받은 환자의 이식 성공여부를 관찰하는데도 사용될 수 있다. 연구진은 쥐에서 분리된 1,000개의 췌장섬을 간문맥으로 이식한 뒤, PiF를 이용해 이식된 췌장섬의 베타세포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PiF의 불소 원자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부가하여 PET 영상용 조영제인 [18F]PiF를 제조했다. 이후 [18F]PiF를 꼬리 정맥주사로 투여한 뒤 120분 간 PET/CT 영상을 촬영했다. [18F]PiF는 30분 만에 췌장에 도달하고, 60분 이후 빠르게 몸 밖으로 배출된다.



연구진 이력사항


[장영태 IBS 복잡계 자기조립 부연구단장, 공동 교신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 전 화 : 054-279-2101
 ○ e-mail : ytchang@postech.ac.kr

2. 학력
Ph.D. 1997, POSTECH Chemistry 
M.S.  1995, POSTECH Chemistry 
B.S.  1991, POSTECH Chemistry

3. 경력사항
2017 – 현재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 부연구단장 
2017 – 현재 포스텍 교수
2007 - 2017 Lab Head, Singapore Bioimaging Consortium
2007 – 2017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부교수-교수
2000 – 2007 New York University, 조교수-부교수  
1999 – 2000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Scripps 
1997 – 1999 Post-doctoral Research Fellow, UC Berke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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