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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민물장어 형광단백질로 세포의 ‘장편영화’ 촬영

'Nature Communication' 1월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


IBS 연구진, 기존 기술 보다 8배 더 오래 세포구조 관찰 
"Bright Ligand-activatable Fluorescent Protein for High-quality Multicolor Live-cell Super-resolutionMicroscopy"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단장 조민행) 심상희 교수(고려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민물장어의 형광단백질로 살아있는 세포 내 구조를 8배 더 오래 관찰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법1을 개발했다.

생체 기본단위인 세포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다양한 분자들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복잡계이다. 살아있는 세포 속 나노구조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이 필요하다. 하지만 형광 단백질이 반복적으로 빛에 노출되면 형광이 사라지는 광표백 현상으로 인해 장시간 초해상도 촬영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대부분의 형광단백질은 단백질 자체의 아미노산을 발광체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빛에 노출되면 단백질의 구조가 손상되며 형광발광이 사라진다. 기존 기술로 형광 동영상을 오랫동안 촬영하면 점차 형광신호 세기가 약해지다가 결국 사라지게 된다.

연구진은 민물장어에서 유래한 형광단백질인 우나지(Unag)2가 내부 아미노산이 아닌 외부 대사물질인 빌리루빈3을 발광체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장시간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법을 고안해냈다.

우나지 단백질과 빌리루빈은 각각 떨어져 있을 때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는 물질이지만, 결합하면 밝은 녹색 형광을 내는 형광물질이 된다. 연구진은 우나지-빌리루빈 결합체에 청색광을 쪼이면 광표백에 의해 형광이 꺼지고, 이후 다시 빌리루빈을 처리하면 형광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규명했다. 청색광과 빌리루빈 용액을 이용해 형광 신호를 끄고(off) 켤(on) 수 있다는 의미다. 광표백 이후에도 우나지 단백질 자체에 구조적 손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빌리루빈 수용액 상에서 우나지 단백질은 손상된 빌리루빈과의 분리 및 새로운 빌리루빈과의 결합을 반복한다. 이 때문에 광표백-형광회복 과정이 순환되며 반복적으로 형광 스위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후 연구진은 우나지를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에 적용했다. 세포 내 구조에 우나지를 표지하고 청색광을 쪼여 형광을 끈 뒤, 빌리루빈과의 재결합을 통해 일부 우나지만 형광이 켜지도록 조절했다. 이를 통해 세포 속 분자들의 위치를 나노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측정하여, 점묘화 같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우나지는 기존 형광 단백질에 비해 크기가 절반 수준으로 분자들의 위치를 고밀도로 표지할 수 있어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레이저 세기와 용액 내 산소농도를 통해 형광이 꺼지고 회복하는 반응속도를 조절하는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형광 스위칭을 적절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 관찰기법을 개발한 것으로, 살아있는 세포에서 광표백에 제한받지 않는 초고해상도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는 의미가 있다. 기존 기술에 비해 약 8배 오래 세포를 관찰할 수 있어 세포 내부 구조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심상희 교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으로 살아있는 세포의 동영상을 촬영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왔던 광표백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이 향후 장시간 관찰이 필요한 생체 나노구조 파악 및 생명현상 연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 IF 11.880) 1월 14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참조]
1 초해상도 형광 현미경 : 바이러스나 단백질 크기의 미시세계를 볼 수 없는 광학현미경의 한계를 극복한 현미경으로 형광 단백질의 상태를 조절하여 살아있는 세포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다.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 개발에 기여한 세 명의 연구자들은 2014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2 우나지(UnaG) : 2013년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연구진은 민물장어에서 형광단백질을 발견하여 UNaG라 명명하고 국제학술지 ‘셀(Cell)’에 보고했다. UNaG는 최초의 척추동물 유래 형광단백질이다.
3 빌리루빈 :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치자색 색소.


연구 결과 개요


논문명

Bright Ligand-activatable Fluorescent Protein for High-quality Multicolor Live-cell Super-resolutionMicroscopy (Nature Communication)

저자정보

Jiwoong Kwon, Jong-Seok Park, Minsu Kang, Soobin Choi, Jumi Park, GyeongTae Kim, Changwook Lee, Sangwon Cha, Hyun-Woo Rhee and Sang-Hee Shim


연구내용

보충설명

· 본 연구는 민물장어에서 발견된 UnaG 형광단백질의 형광스위칭 기작을 연구하여 초해상도 형광 현미경법에 응용하였다. 
· 기존 형광단백질과는 달리 발광체-형광단백질의 결합이 가역적으로 끊어지고 재형성될 수 있어 광표백에 의해 손상된 형광을 회복시킬 수 있으며, 발광체를 용액에 추가하여 형광 회복을 순환적으로 반복시킬 수 있다.


연구이야기

[연구 배경] 

살아있는 세포 내 구조는 나노미터 단위의 크기를 가지고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이를 관찰하기 위해 나노미터 해상도를 가지는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을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형광물질이 반복적으로 빛에 노출되면 화학구조에 영구적 손상이 가해지는 광표백 현상이 일어나 장시관 관찰이 어려웠다. 형광이미지를 여러 장 얻기 위해 광 노출이 지속되면 형광신호가 점차 약해지다가 사라진다. 광표백 효과를 극복하는 생체 초고해상도 이미징을 위해서는 형광 단백질이 적합한 광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동시에, 광표백 후 형광을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웠던 점] 

여러 초해상도 이미징 기법 중 가장 해상도가 높은 단분자 중심 위치 측정법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형광을 켜고 끄는 스위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한번 켜질 때마다 많은 광자를 방출하는 특수한 형광물질이 필요하다. 초해상도 이미징에 적합하면서 광표백을 회복할 수 있는 형광단백질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존 형광스위칭 단백질들은 광자수가 많으나 불가역적 스위칭반응으로 광표백이 빠르거나, 가역적 스위칭 반응을 일으키지만 광자수가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성과 차별점] 

기존 형광스위칭 단백질기반 초해상도 현미경법은 장시간 관찰이 어렵고, 녹색과 적색의 형광을 모두 발광하여 다색 이미징이 어려웠다. 본 연구에서 활용한 UnaG 형광 단백질의 발광체는 외부물질인 빌리루빈이기 때문에, 광표백에 의해 발광체가 손상되더라도 단백질 분자 자체는 손상을 입지 않는다. 또한, 발광체에 손상이 일어나 화학구조가 변하면 효과적으로 결합이 끊어지고 새로운 발광체와 재결합하여 형광을 부활시킬 수 있다. 추가적으로 UnaG 단백질은 분자량이 작아 고밀도 표지가 가능하고, 녹색 형광만을 발광하기 때문에 손쉽게 다색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향후 연구계획] 

본 연구에서는 장기간동안 나노미터 해상도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를 이용하여, 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세포 내 구조 및 생명현상의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림 설명



UnaG 단백질과 빌리루빈은 각각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나, 결합 후 밝은 녹색 형광을 내는 형광단백질이 된다(a). UnaG 형광단백질 수용액에 강한 청색광을 쪼여주면 형광이 꺼졌다가 빌리루빈 용액을 처리하면 형광이 되살아난다. 이러한 광표백-형광회복 사이클은 여러 번 반복될 수 있다(b).




UnaG 단백질에 청색광을 쪼이면 광산화를 통해 형광을 잃어버리는 광표백 반응이 일어난다. 산화된 빌리루빈은 UnaG와 결합이 약해져 단백질에서 빠져나오고, 빈 UnaG는 새로운 빌리루빈 분자와 결합하여 형광을 회복한다. 이러한 광표백-형광회복 반응은 빌리루빈이 용액 상에 존재하는 한 계속 반복된다.





세포 내 소포체(왼쪽), 비멘틴섬유(가운데), 클라트린피복 소공(오른쪽)을 UnaG 형광단백질로 표지하여 얻은 초고해상도 이미지. 각 이미지 내 점선 좌측은 일반적인 회절한계 해상도의 이미지이며, 점선 우측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다.



(a) 살아있는 세포 내 소포체를 UnaG 형광단백질로 표지하고 얻은 일반 해상도 이미지(점선 좌측)와 초고해상도 이미지(점선 우측). (b) 초당 1장씩 얻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로 이뤄진 동영상.




(a) 미토콘드리아 내막(적색)은 Mitotracker Red라는 형광물질로 표지하고, 미토콘드리아 매트릭스(녹색)는 UnaG 형광단백질로 표지한 살아있는 세포에서 획득한 2색 일반해상도 이미지(좌)와 초해상도 이미지(우). (b) 패널a의 노란 점선 박스 부분의 단일 미토콘드리아의 일반해상도 이미지(좌)와 초해상도 이미지(우). (c) 패널a의 파란 점선 박스의 동영상 시작 이미지(좌)와 5분 후 이미지(우). 미토콘드리아 분열(노란 화살표)과 융합(흰 화살표) 과정 동안 매트릭스가 사라지고 지질막으로만 이루어진 좁은 튜브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d) 패널 a의 하얀 점선 박스의 동영상 시작 이미지(좌)와 5분 후 이미지(우). 흰 화살표는 미토콘드리아 융합 과정을 표시한다.



연구진 이력사항


[ 심상희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참여연구원, 교신저자 ]

1. 인적사항
 ○ 소 속 :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고려대학교 화학과
 ○ 전 화 : 02-3290-3795
 ○ e-mail : sangheeshim@korea.ac.kr 

2. 학력
1995-1999        학사, 서울대학교 화학과
1999-2001        석사, 서울대학교 화학과
2003-2008        박사, 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 Department of Chemistry 

3. 경력사항
2008.09. – 2013.12.  미국 Harvard University 연구원
2014.01. – 2016.02.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조교수
2016.03. – 2019.08.  고려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 조교수
2019.09. – 현재  고려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 부교수
2016.03. – 현재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참여연구원

4. 전문 분야 정보 
Nature Methods 논문 발표(2011년), BRIC 한빛사 등에 소개
Cell 논문 발표 (2014년), BRIC 한빛사 등에 소개
Nature News & Views 1편 발표(2017년)

5. 수상실적
2010. 02 미국 American Chemical Society(ACS), Nobel Laureate Signature Award 수상
(매해 미국 전체 화학박사 우수졸업생 1명 수상)



[ 권지웅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원 /고려대학교 화학과 연구원, 공동 제1저자 ]

1. 인적사항
 ○ 소 속 :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고려대학교 화학과
 ○ 전 화 : 010-4664-9434
 ○ e-mail : jwkwon@korea.ac.kr 

2. 학력
2004.03. - 2008.08. 학사, 서울대학교 화학부
2009.09. - 2015.08. 박사, 서울대학교 생물물리 및 화학생물학과

3. 경력사항
2015.09. - 2016.02. 서울대학교 생물물리 및 화학생물학과 연구원
2016.03. - 2019.02.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연구위원
2019.03. - 현재 고려대학교 화학과,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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