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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ULTURE

고려대 박물관 “여민동락與民同樂 - 조선시대의 연회와 놀이” 특별전 개최

5월 30일(수)-8월 11일(토), 고려대 박물관 기획전시실
15개 대학박물관 연합전, 60여 점 놀이 관련 유물 출품

왕실과 사대부, 서민들의 놀이 문화를 그림 한 폭에 담다.
회화 속에 담긴 조선시대 연회와 놀이

화폭에 담은 조선시대의 연회와 놀이 문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

고려대학교 박물관(관장 전경욱)은 한국대학박물관 연합전으로 회화에 기록된 우리의 전통 놀이와 그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여민동락與民同樂 - 조선시대의 연회와 놀이” 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기간은 5월 30일(수)부터 8월 11일(토)까지 고려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며 개막식은 5월 30일(수) 오후 2시부터 개최된다.

특별전은 우리의 전통 ‘연회(잔치)’와 ‘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조선시대 회화 속에서 왕실과 사대부가, 관가와 민가 등 계층별로 구분하여 축하와 위로, 만남과 헤어짐 등 삶의 공간에서 함께 모여 신의를 다지는 의식과 일상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처음 시작됐다. 전국 100여 개 대학박물관이 각 지역의 문화 거점으로 활용되도록 하고자 열린 사업에 고려대 박물관이 응모하여 선정됐고, 선정된 고려대 박물관에서 전국 15개교의 동일한 주제의 유물이 전시된다.


전시되는 대표적인 유물은 보물 제1394호 경기감영도(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전 김홍도 필 평안감사향연도(국립중앙박물관), 기산 김준근의 조선풍속도(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왕세자두후평복진하도병(고려대학교박물관) 등 15개 대학박물관(가톨릭관동대학교박물관, 건국대학교박물관, 경기대학교 소성박물관, 경희대학교중앙박물관, 고려대학교박물관, 국민대학교박물관, 계명대학교 행소박물관,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서울대학교박물관, 성균관대학교박물관,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 육군박물관, 연세대학교박물관, 원광대학교박물관, 한양대학교박물관)과 5개 기관 대여품 포함 60여점의 놀이 관련 유물이 출품된다.


  ■ 주요 전시 유물

 - 임오사마방회도첩, 만력기유사마방회도첩, 남지기로회도, 북관유적도첩, 조선신사등성행렬도, 북일영도(傳 김홍도) 등 (이상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
 - 경기감영도(보물 제1394호/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 평안감사향연도(傳 김홍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경수연도(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73호/ 서울역사박물관 소장)
 - 신축진연도병(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06호/ 연세대학교박물관 소장)
 - 조선풍속도 스왈른본(숭실대학교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 세시풍속도(동아대학교석당박물관 소장)
 - 화성성역의궤(고려대학교도서관 소장)



■ 전시 개요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는 정신적·육체적 활동, 즉 ‘놀이’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이자 행위로, 음악, 무용, 미술, 문학 등 문화·예술 창출과 발전의 근간이 되어왔다.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어쩌면 ‘놀이’는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함께해 온 문화일지 모른다.

 여민동락(與民同樂)이란 《맹자(孟子)》 〈양혜왕 하(梁惠王下)〉의 기사로 백성과 즐거움을 같이하는 동고동락의 아름다운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놀이는 어느 한 계층의 향유물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본능이었다. 이러한 놀이가 어떻게 우리 삶 속에 구현되어 계층 간 융합을 이룰 수 있었고, 이것이 우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 전시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축하나 위로를 할 때, 새로운 이를 맞이하거나 헤어짐을 아쉬워할 때, 사람들은 함께 모여 먹고 마시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이렇듯 삶의 다양한 계기로 만나 벌이는 잔치를 연회(宴會)라고 할 수 있다. 연회에는 술과 음식, 음악과 춤, 놀이가 빠질 수 없다. 행사의 내용과 참석하는 사람들의 격에 맞추어 연회의 장소를 결정하고, 앉을 자리를 배석하며 음식을 마련하는 일련의 준비과정도 필요하다.

 궁중, 사대부가, 관가, 민간의 각종 연회에서는 다수의 악사와 여기들이 동원되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궁중정재를 비롯해 민간의 연희자들이 연행하는 연희 등 다양한 놀이들이 연행되었다.

 이때 그림은 연회와 놀이를 담는 중요한 기록물이었다. 왕실에서는 통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전례의식을 기념한 그림이나 반차도, 의궤도와 같은 궁중행사도를 남겼다. 사대부들이나 선비들은 생활상을 담은 그림 혹은 모임을 기록한 계회도를 그렸다. 또한 관가(官家)와 민간의 연회와 놀이를 그린 그림은 일상의 풍속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상의 그림들 속에 묘사된 연회와 놀이들을 통해 시대의 기록을 되짚어볼 수 있다.

 본 특별전에서는 조선시대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기 위해, 그리고 각 계층의 연회와 놀이에서 나타나는 성격과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 〈예치(禮治)와 예악(禮樂), 궁중의 연향과 놀이〉, 〈풍류와 축원, 사대부의 연회와 놀이〉, 〈흥취(興趣)와 동락(同樂), 관가와 민간의 잔치와 놀이〉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전시를 구성했다. 

 조선시대의 궁중연향은 도덕적 수양과 충효, 군신의 화합을 강조하기 위한 자리로서, 예악을 통해 예치를 구현하는 수단이었다. 궁중연향에서는 춤, 노래, 악기연주가 엄격한 절제와 법도 속에서 행해졌다. 그리고 각종 의례에 따르는 연향의 내용, 절차, 연향에 소용되는 기물, 음식, 각종 연향악과 정재의 종류, 복식 등을 기록한 공식적인 문헌인 의궤를 제작했다. 또한 연향장면을 묘사한 궁중연향도도 다수 남겼다. 이는 궁중연향이 일회적인 여흥이 아니고, 국가통치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지는 공식적인 행사였기 때문이다. 

 의궤와 다양한 궁중연향도는 조선시대 궁중의 연향문화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여기에는 연향의 전체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종합예술로서 노래, 음악, 춤이 어우러지는 공연예술, 복식, 기물 등의 공예예술 그리고 음식문화까지 담겨있어 역사적, 미술사적, 그리고 문화사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문화자산이다.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다양한 연회에 참여하며 살아갔다. 이들의 삶과 생활을 결정하는 기준은 유교적 가치이며 원리였다. 관인(官人)임과 동시에 문사(文士)이기도 했던 사대부들은 출사(出仕)하여 경세제민(經世濟民)의 본분을 다하고자 한 반면, 탈속과 초연의 경지를 동경하고 이에 다다르고자 했다. 사대부들은 이러한 상반된 지향을 실현하고자 다양한 동기와 명분을 가지고 공적·사적인 친목과 결속을 다졌고, 이들의 만남과 교유는 자연스럽게 연회의 자리로 이어졌다. 

 사대부의 연회는 현전하는 전통 회화와 기록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삼일유가와 문희연 등 과거급제와 관련한 잔치, 회갑·회혼례·경수연 등 장수와 관련된 축하연, 최고의 원로 관원만 누릴 수 있었던 궤장하사연 등은 사대부들이 사가에서 향유하는 연회의 계기가 되었다. 또 사대부들은 문인 관료로서 같은 해에 태어났거나, 같은 해 과거에 합격했거나, 같은 관아에서 근무했거나, 함께 늙어가는 등 동일한 조건이나 처지를 매개로 모임을 조직했다. 사대부들이 각종 행사와 모임을 통해 참가했던 연회에서는 민간의 놀이꾼들이 연행하는 공연물을 비롯해, 다수의 악사와 여기, 악공이 동원되는 화려하고 다채로운 궁중정재까지 다양한 놀이들이 연행되었다. 그래서 이들의 연회는 술과 음식을 마련하고 음악과 춤을 감상하는 축제가 되거나, 시(詩)·서(書)·화(畵)를 즐기는 풍류의 장이 되기도 했다.

 사대부들은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모임을 조직하여, 야외나 실내에서 운치 있는 풍류 생활을 즐기며 소규모 연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아회의 참가자들이 즐겼던 활쏘기, 바둑, 거문고 연주, 서화 제작은 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추구하고 향유했던 고아하고 한가로운 유희의 한 방식이었다.

 한편 관가와 민간의 행사를 묘사한 회화에서도 다양한 연회와 놀이들을 살펴볼 수 있다. 관가 행사와 관련된 회화는 사신 영접 행사나 과거시험 합격자들에게 내린 연회와 같이 특별한 장면을 그린 것이 많았으며, 삼현육각과 같은 일종의 정형적인 형태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조선후기에 들어 조선 사회의 성리학적 질서가 변화함에 따라 실학을 비롯한 당시 사상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풍속화의 유행, 유랑예인집단의 활동 등 문화예술적인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일상과 하층문화에 대한 편견이 약화되고 오히려 그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회화 속의 놀이도 이전 시대와는 다른 표현 양태를 가지게 되었다. 〈세시풍속도〉, 〈감로탱〉, 〈태평성시도〉,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 등을 통해 민간에서 연행되었던 놀이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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