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름이 성큼 다가섰다.
연일 맑은 하늘 한 가운데서 이글거리는 태양이 사람들로 하여금 시원한 음식, 서늘한 장소, 짧은 옷차림 등을 찾게 만든다.
그래도 10킬로 가량의 자전거길위에서 바이커들은 지칠 줄 모르고 앞으로, 또 앞으로 달려 나아가고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고철같은 자전거를 끌고 용답역 근처 청계천으로 나들이를 왔다가 유서깊은 살곶이다리를 한번은 건너봐야지하는 욕심으로 방향을 틀었다.
울~ 퉁~ 불~ 퉁!
도무지 자전거를 '탈' 수는 없는 살곶이다리지만, 그곳을 지날 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왜 였을까?
다리 아래 하천에는 팔뚝만한 잉어가 유유히 수면아래로 다니고 있었다.
다리를 지나니 바로 뚝섬길이라는 표지판이 나왔고, 몇 백미터 달리다 보니 머리위로 용비교가 보인다.
왠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페달에 힘을 한껏 더했다.
달리다보니 또다른 작은 다리가 나왔는데, 윗바닦은 나무를 얹어 마무리해, 움직일 때마다 삐거억~삐걱~ 재미가 쏠쏠하다.
돌아올 때에는 이 곳으로 건너자고 생각하고는 계속해서 나아갔다.
어느덧 매끈한 아스팔트길이 펼쳐졌고 주변이 아름다왔는데 사진속에는 아무 느낌(?)도 없다.
촬영실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물고기 안전지대'라고 씌여진 현수막이 보임과 동시에 물내음도 풀내음도 더 향긋해 진 듯 코끝을 스친다.
벌써 롯데타워가 보인다.
아.....자전거길에서 가장 감동이 되었던 지점이다.
♪스피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달리다가 정신을 가다듬었다.
멀리 영동대교가 앞에 보이고, 담쟁이덩굴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뚝방이 옆으로 스쳐 지나간다.
햇살이 좋아 더욱 멋져 보였던 지점이었다.
드디어, 도착한 뚝섬공원.
벌써 가동되고 있는 계단식 분수대이다.
다음에는 주말을 이용해 그 유명한 음악분수를 꼭 찾아 보리라고 생각했다(아직 뚝섬공원 ♬음악분수도 못 본 서울시민이다).
청담대교 아래 펼쳐진 잔디밭에 텐트와 그늘막으로 쉼터를 만든 이들의 모습이 정겹다.
사진속에는 없지만, 근처에 편의점도 있어 냉커피로 목을 축이는 바이커들도 눈에 띄었다.
잠실대교 2.9킬로면 된단다. 기쁘다! 뿌듯하다!
역시 잠실 앞 한강답다...
수상스포츠족들과 보트들도 여름속으로 젖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