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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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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5월 5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또 다시 중증 정신질환자에 의해 아버지가 무차별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고도 예견된 비극이었기에 애통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비통한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먼저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마음은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기에 그 슬픔을 마음 깊이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슬픔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힘을 다할 것입니다.

중증 정신질환자의 범죄가 이토록 자주 반복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잘못된 제도와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 국가의 무관심이 합작한 결과물이며, 이는 전문가의 경고를 묵살하고 졸속으로 시행한 정신건강증진법의 결과로 벌어진 예견된 인재입니다.

우리나라의 정신병원은 환자를 입원시키는 주체가 되어 치료의 시작부터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구축하기 어려우며, 정신건강증진법의 개정 이후 비자발적 입원 치료는 잠재적인 범죄로 치부되어 그 요건이 까다로워졌습니다. 또한, 환자의 인권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환자로부터 자,타해 위험성에 노출되는 가족의 인권은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1년 6월 3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의 동의입원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의견을 표명하였습니다. 동의입원까지 문제화할 경우, 앞으로는 병에 대한 인식이 없는 중증 정신질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비자발적인 입원은 거의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또한, 현재까지 정신질환자의 퇴원 후 환자에게 적절한 도움과 돌봄을 제공할 시설과 지원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준비 없는 탈원화와 턱없이 부족한 지역사회 인프라, 규제와 처벌만 있고 인력과 예산의 지원이 없는 허울뿐인 미봉책은 지금도 계속해서 환자를 치료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으며, 이는 환자 자신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고 일반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더욱 심화시킬 것입니다.

환자의 치료와 사회의 안전은 결코 공짜로 얻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와 안전할 권리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국가가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정부에서는 안전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공표하였으나, 진주 안인득 사건, 강남역 살인사건, 강서구 PC방 사건 이후 현재까지 나온 정책이라고는 환자를 대상으로 소액의 수가 지급 외에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지원의 책임을 국가가 온전히 져야할 때입니다. 더 이상은 국가의 준비부족을 이유로 개인의 희생을 감내할 수 없습니다.

이제 본회에서는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와 답변을 요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1. ‘치매 국가책임제’처럼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지원을 국가가 책임지는 '정신질환 국가책임제'를 시행하고, 신속하고 효과적인 제도마련을 위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를 포함한 '정신질환 국가책임제 추진위원회'를 설치하라.

2. 더 이상 전문가와 환자의 요구를 배제한 무책임한 미봉책이 남발되지 않도록 정신건강복지법 관련 정책입안자의 실명을 공개하고 평가제를 시행하라.

3. 국가인권위원회는 중증 정신질환자 입,퇴원에 무분별하게 개입하고 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신질환자의 퇴원 권고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사후 관리를 하고, 사고 발생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하라. 

정신질환자에 대한 무관심만큼 위험한 것은 그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일 것입니다.
사회를 치료받지 못한 환자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 못지않게 환자를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정신질환자를 치유하는 일선에 서 있는 저희들은 오늘의 비극이 내일의 더 큰 슬픔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의 편견을 없애는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더 이상 이런 비극이 계속되지 않도록 정부와 보건당국의 급박한 조치를 촉구합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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