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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과를 강요하는 정부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의 미래는 없다.』

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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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과대학생의 국가고시 응시에 관한 국민 의견이 분분하다.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긴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국민도 있다. 국가고시 응시 자격 재부여는 단순한 공정의 문제를 넘어 국가 의료 체계와 연동된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척도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의과대학생들이 국가고시 응시 거부라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려던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등 의료인력 증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래 국가 의료의 주체자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중단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무시된 상황에서 학생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 수단으로 ‘국가고시 응시 거부’를 택한 것이다.

 학생들이 ‘국가고시 응시 거부’가 현실화할 경우 의료체계에 닥칠 파장을 모르지 않으나 미래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가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서둘러 의사협회와 의-정 합의에 나선 것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의료 체계의 혼란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합의서에 서명하고 난 후의 정부가 취한 행동은 국민을 앞세워 어린 학생의 사과와 굴종을 강요하는 어이없는 행태에 몰두하고 있다.

 엄밀하게 보면 학생들의 국가고시 응시 거부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본 국민은 존재하지도 존재할 수도 없다. 가장 큰 피해의 당사자는 바로 학생이다. 자신의 신념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불이익에 대해 정부와 의과대학 관계자가 국민에게 사과를 종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양심과 사상을 자유를 포기하고 아무 잘못 없는 학생에게 굴종을 강요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현주소다. 누구도 이들에게 사과를 요구할 자격은 없다.

 그동안 정부와 의사협회가 학생들의 국가고시 응시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해주길 바랐지만, 정부의 오만과 의사협회의 무능력함을 더는 지켜보기 어렵다. 이에 경상남도의사회는 정부가 의과대학생의 국가고시 응시에 관해 더 냉철하게 판단하고 거시적으로 풀어나갈 것을 요청한다. 무차별적이며 일방적인 학생들의 사과 요구를 주장하기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의료 체계 유지에 집중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모든 문제의 발화 주체인 정부가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을 피하려 한다면, 더 강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경상남도의사회 전 회원은 정부가 국가고시 응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심과 신념 그리고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는 선진 대한민국 정부가 올바른 판단으로 학생들이 국가고시에 응시하고, 미래 대한민국 의료 체계가 굳건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2020.10.14.

경 상 남 도 의 사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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