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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국의사대표자대회 격려사 3

전공의협의회장 이승우



안녕하십니까,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이승우입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달 단위병원 전공의협의회 성명서를 통해서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한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 합법적이고 대승적인 투쟁 로드맵을 지지하고 투쟁의 길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도 정부는 어떠한 대답도 없이 의료계를 무시한 채 막무가내로 보건의료정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우리의 동료가 31세라는 안타까운 나이에 당직 근무 중 죽음을 맞이했음에도 정부는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정말 무책임하기 그지없습니다. 故 신형록 전공의는 그저 아이들이 좋아 보육원 봉사활동을 줄곧 해오며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를 선택하였고 환아 곁에서 최선을 다해 진료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죽음으로 증명해야한단 말입니까? 그럼에도 지금 정부는 재정적 지원이나 보상 없이 과중한 노동과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으며 우리 의료인들의 건강은 점점 더 위협받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 시행된 전공의법을 들여다보면, 주당 최대 수련시간 80시간도 근로복지공단의 과로 기준인 60시간을 훌쩍 넘어가는 시간이고 더욱이 36시간 연속근무는 미국과 캐나다 기준인 16시간 연속근무금지와 비교하면 2배를 넘어가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휴게시가 조차 보장되지 않은 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과로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 법이 시행되고 3년째 이지만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 그것은 다름 아닌 오랜 기간 동안 대한민국 의료가 기형적으로 흘러왔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전공의들의 대부분은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에 주로 배치되어 있고 환자 쏠림은 점점 더 대형병원으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환자를 보며 이제는 더 이상 누군가의 희생으로 대한민국 의료가 점점 더 왜곡되어 가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 동안 왜곡되어 있는 의료체계에서 의료의 기본 근간을 흔드는 원격진료 정책을 결사반대해왔습니다. 이미 2014년에도 행동으로 입장을 표명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보건복지부도 아닌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환자 의사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규제 특례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민건강권 확보가 아닌, 산업적 측면의 효과를 더 중시하는 경제시장원리로 의료를 맡기고 무엇보다 의료공급자들과 단 한마디의 상의도 없이 강행하는 모습은 치졸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습니다. 

현재 도서 산간지역의 기초적인 의료 인프라가 공백인 상태에서 이미 지방 의료체계가 붕괴가 시작되고 그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는데 의료인력 확보를 지원함으로써 공공의료의 확충에 재원을 쏟아 부어도 모자를 판에 원격진료라니 가당키나 하단 말입니까.

우리는 양심적 진료를 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정부의 비겁한 행태에 모든 방법을 강구하여 대응할 것입니다. 기형적인 의료체계에서 묵묵히 희생을 감내하며 수련 받고 있는 우리 1만 6천명의 전공의들은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젊은 의사로서 의료변혁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것을 호소하며, 의료계 전 직역이 한 마음 한 듯으로 대동단결하여 최선의 진료를 위한 의료개혁에 행동으로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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