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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시] 쉬

문인수


                                                           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습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

같았으므로 노안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 아버지, 쉬, 쉬이, 어이쿠, 어이쿠, 시원하시것다아 "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

을 뉘었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 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 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툭, 툭, 끊기는 오줌발, 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 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따에 붙들어매려

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ㅡ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문학동네 2006년>



[애송시 100편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1  민음사 2008년 재수록]

 

 

[안도현의 시배달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창비 2008년 재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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