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시] 마지막 기도

  • 등록 2014.07.15 00: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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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고 갈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는

가벼운 충만함이여


헛되고 헛된 욕심이

나를 다시 휘감기 전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땅 밑으로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기보다

하늘에 숨어 사는

한 송이의 흰구름이고 싶은

마지막 소망도 접어두리


숨이 멎어가는

마지막 고통 속에서도

눈을 감으면

희미한 빛 속에 길이 열리고

등불을 든 나의 사랑은

흰옷을 입고 마중나오리라


어떻게 웃을까

고통 속에도 설레이는

나의 마지막 기도를

그이는 들으실까


 [출처 : 이해인 지음  ‘작은기도’ / 출판사 열림원  2011]


강유순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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