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물방울로 단백질 반응 관찰

  • 등록 2015.03.18 22: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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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droplet fusion mass spectrometry for fast reaction kinetics

 “찰나에 발생하는 단백질의 빠른 움직임 분석하는 기법 개발”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소속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의 식물노화․수명연구단(단장 남홍길이 마이크로미터(㎛, 백만분의 일 미터) 크기의 작은 물방울끼리 충돌시켜 얻은 ‘융합 물방울’ 안에서 단백질과 펩티드의 반응을 수 마이크로초의 초고속으로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질량 분석법1)을 개발했다.  
    
※ 질량 분석법 (Mass Spectrometry): 물질을 이온화하여 질량 대 전하 비에 따라 분리하여 측정함으로써 시료 물질의 원소 조성, 분자의 구조, 동위 원소의 비 등을 알아내는 측정 방법

 연구팀은 단백질이 들어있는 물방울(A)과 산성 용액이 든 물방울(B)을 빠른 속도로 충돌시켜 이른바 융합물방울(A-B)을 만들어냈다. 융합물방울 속에서 단백질은 산성용액과 만나 화학반응(단백질 펼쳐짐 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때 융합물방울이 이동하는 거리를 조절하며 생화학 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관측하기 어려웠던 단백질의 구조가 펼쳐(unfolding)2)지면서 초고속으로 발생하는 수소와 중수소의 교환 현상(hydrogen/deuterium exchange)3)이 진행되는 반응 역학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더 나아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물방울에서 생화학 반응 속도가 기존 큰 용량의 반응용액에서 측정한 결과에 비해 약 1,000배 정도 빨라진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수 마이크로초 대의 초고속 분자 반응 역학을 질량 분석기법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세포 내에서의 반응에 가까운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질량 분석법은 작은 세포 내 단백질의 반응을 비롯한 생명현상을 실제에 가깝게 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세포생물학의 기본적인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생명현상 원리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찾는데 기여하고 신약 후보 물질의 빠른 검증으로 신약 개발 분야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IF 9.809)4) 3월 16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리차드 제어(Richard N. Zare)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 (논문제목) 빠른 반응 역학 관찰을 위한 마이크로 물방울 융합 질량 분석법
                 (Microdroplet fusion mass spectrometry for fast reaction kinetics)
    * (제1저자) 이재규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연구위원, 스탠포드 대학교 박사후과정  

남홍길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단장은 “이번 연구는 생화학 반응 역학을 관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방법으로는 보기 어려웠던 초고속의 단백질 활동을 알아내는 것에 기여할 것”이며 “실제 세포 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내어 이른바 마이크로 물방울 생물학 분야를 새롭게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 구 결 과 개 요


Microdroplet fusion mass spectrometry for fast reaction kinetics
Jae Kyoo Lee, Samuel Kim, Hong Gil Nam, and Richard N. Zare
(Proc. Natl. Acad. Sci. USA, doi/10.1073/pnas.1503689112)

빠른 속도로 충돌하여 융합하는 물방울을 이용하여 액체 상태의 화학 반응을 3 마이크로초의 빠른 시간 분해능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하였다. 먼저 반응물을 실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물방울을 만들어 이를 가속시키고 충돌시킨다. 충돌된 물방울은 평균적으로 13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용합된 물방울을 형성하게 되고, 그 속에서 각각의 반응물은 수 마이크로초 내에 혼합되어 화학반응이 시작된다. 융합된 물방울이 빠른 속도로 비행하여 질량 분석기의 주입구인 가열된 모세관으로 들어가게 되면 물방울 안에서 진행되던 화학반응은 정지되고 기체 상태의 반응물로 바뀌어 질량 분석기에서 그 성분이 분석된다. 

융합된 물방울의 비행 궤적을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한 결과 융합된 물방울의 크기와 속도가 물방울의 융합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부터 질량 분석기의 주입구까지 비행할 동안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융합된 물방울 내에서의 화학반응의 시간은 물방울의 융합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부터 질량 분석기의 주입구까지의 거리에 비례하게 되어, 그 거리를 조정하면서 반응 시간을 수 마이크로초 단위의 빠른 시간 분해능으로 조절하며 측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새롭게 개발된 실험 장치를 이용하여 융합된 물방울에서 실제 단백질과 펩티드(peptide)의 역학(kinetics)을 측정하였다. 산성 용액을 담은 물방울과 사이토크롬 c 단백질을 실은 물방울을 충돌시켜 사이토크롬 c의 펼쳐짐(unfolding)의 역학을 측정한 결과 초기 50 마이크로초 내의 빠른 시간에 단백질의 펼쳐짐이 급격히 진행되었다가 점차 느려지는 현상을 밝혔다. 또한 브래디키닌(Bradykinin) 펩티드에서의 수소/중수소 교환(hydrogen/deuterium exchange) 반응의 역학을 측정해본 결과 빠르고 느린 교환 속도를 가진 두 개의 서로 다른 집단이 존재함을 새롭게 밝혔다.

이러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융합된 물방울을 통한 새로운 실험방법은 마이크로초 단위의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생화학 반응의 역학을 측정하여 기존의 방법으로는 보기 어려웠던 빠른 반응을 질량 분석기를 통해 관찰할 수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되며, 아울러 세포내의 화학반응이 실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할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용   어   설   명

1. 질량 분석법 (Mass Spectrometry):  
 . 물질을 이온화하여 질량 대 전하 비에 따라 분리하여 측정함으로써 시료 물질의 원소 조성, 분자의 구조, 동위 원소의 비 등을 알아내는 측정 방법

2. 단백질 펼쳐짐 (unfolding) 
  . 단백질은 생물을 구성하는 고분자 유기물질로 아미노산들이 화학 결합으로 길게 연결되어 구성된다.
  . 단백질은 자연 상태에서 고유한 3차원 구조로 접힌(folding)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온도나 pH 등의 자극으로 인해 접힌 3차원의 구조가 펼쳐(unfolding) 진다. 

3. 수소/중수소 교환 (hydrogen/deuterium exchange) 
  . 수소의 동위 원소인 중수소가 펩티드나 단백질의 수소와 교환되는 현상
  . 3차원 구조의 단백질에서 외부에 노출된 수소가 더 빨리 중수소와 교환되는 현상과 질량 분석법과 결합하여 단백질의 구조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4.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지
 . 미국학술원에서 발간하고 과학기술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피인용지수(Impact Factor)는 9.809이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물방울이 충돌하여 만들어지는 융합된 물방울 속에서 수 마이크로초 정도의 빠른 시간 분해능으로 생화학적 반응 역학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질량 분석법을 개발하였다. 이를 통해 실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세포와 비슷한 물방울 내에서 일어나는 특정 화학반응의 속도를 측정해 본 결과 기존 생물학적 실험 방법으로 측정한 값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이전에 보기 어려웠던 수 마이크로초 대의 초고속 분자 반응 역학을 질량 분석을 통해 측정할 수 있고, 작은 물방울에서의 반응을 측정함으로써 실제 세포 내에서의 반응에 가까운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생명현상의 원리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찾는데 기여함과 동시에 신약 개발에 있어 신약 후보 물질의 빠른 검증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와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현재의 기술보다 비행하는 융합 물방울의 측정 가능 시간을 늘리고, 시간 분해능을 더욱 높여 더 빠른 시간에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의 진보가 필요하다. 또한, 반응 속도가 가속되는 현상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 되어야하고 실제 세포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수 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스탠포드대학 Zare 박사 연구팀은 화학반응의 기전을 알아내기 위하여 물방울을 고체 시료의 표면에 충돌시켜 반응의 중간생성물을 측정하는 방법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우리는 두 물방울끼리 충돌시켜 융합된 물방울 내에서 반응 역학을 직접 측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하여 공동 연구팀을 구성하여 연구를 시작하였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구상했던 실험이 직접 실험기구 제작을 통해 실제 결과로 나타나는 것에 매우 기뻤다. 물방울 속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 속도가 증가하는 것을 처음 발견했을 때에는 다소 당황스러웠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새로운 실험 기법을 개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본 기술을 바탕으로 중요한 생물학적 혹은 과학적 난제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알아가는 것에 희열을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연구의 주제로 삼으라고 권하고 싶다. 좋아하면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혹은 다른 방향으로 도전하는 것에 계속해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림   설   명 

1. 마이크로 물방울 융합 모식도


   한 반응물(단백질)을 실은 물방울(파란색)과 다른 반응물(산성 용액)을 실은 물방울(빨간색)이 빠른 속도로 충돌하여 융합된 물방울 (보라색)을 생성하고, 이 융합된 물방울 속에서 화학반응(용액의 산성화에 따른 단백질 펼쳐짐)이 진행된다. 융합된 물방울이 비행하는 거리를 조절하며 질량 분석 스펙트럼을 기록함으로써 화학반응의 역학을 측정한다. 


2. 마이크로 물방울 실험 방법 



  액체 상태의 반응물 A(파란색)와 반응물 B(빨간색)를 실은 두 종류의 다른 물방울을 생성한 후, 이들을 빠른 속도로 가속시켜 충돌시키고 융합시킨다(점선으로 표시된 원 내). 융합된 물방울(보라색)은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가열된 모세관으로 들어가 반응이 정지되고 기체 상태의 반응물로 바뀌어 질량 분석기로 분석된다. 이때 거리 (x)를 늘이고 줄임으로써 융합 물방울(보라색) 내에서의 화학반응 시간을 조절한다. 이렇게 거리를 조절하면서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물방울 내에서의 반응 역학을 마이크로초의 빠른 속도로 측정할 수 있게 된다. 


3. 산성 용액에 의한 사이트크롬 c (cytochrome c) 단백질의 펼쳐짐 (unfolding) 역학 (kinetics)



  물방울 안에서 반응 시간을 다르게 하면서 사이트크롬 c (cytochrome c) 단백질의 펼쳐짐 (unfolding) 역학 (kinetics)을 기록하였다. 초기 50 마이크로초 내의 빠른 시간에 단백질의 펼쳐짐이 급격히 진행되었다가 점차 느려지는 현상을 발견하였다. 
편집부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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