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목 증후군, 자세만 바로잡아도 통증 줄인다
하루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서 보내고,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전자기기 없는 일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런 생활 방식은 잘못된 자세를 유발해 거북목 증후군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거북목 증후군(Turtle neck syndrome)은 목이 앞으로 빠진 형태의 비정상적인 자세로 인해 어깨의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목뼈는 총 7개로 구성돼 있다. 귀는 어깨뼈 봉우리와 같은 수직선상에 있고, 목뼈는 앞쪽으로 볼록하게 휘어진 C자 형태를 유지한다. 거북목 증후군은 목뼈가 정상적인 C자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서 발생한다.
방청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거북목 증후군은 노화나 근육 약화로도 발생하지만, 최근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거북목 증후군은 단순히 외형상의 문제를 넘어 두통, 수면장애, 디스크 손상 등 다양한 통증과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고개가 1cm 앞으로 나올 때마다 경추에는 2~3kg의 추가 하중이 가해진다. 거북목이 심한 경우 목뼈에 최대 15kg 이상의 하중이 실릴 수 있다. 이는 경추 추간판에 압력을 가중시켜 뒷목과 어깨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근육의 과도한 긴장 상태가 지속되면 근막통증증후군으로 통증이 만성화되기도 한다.
또한 머리뼈와 목뼈 사이의 신경이 눌리면 두통이 발생해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만성 피로와 집중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디스크 손상과 관절염을 가속화하고, 목뿔뼈 근육 기능 저하로 인해 폐활량이 30%까지 감소할 수도 있다.
거북목 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자세 관찰과 병력 청취를 통해 진단한다. 방사선 촬영 등 영상 검사도 진행하지만, 영상 소견이 정상이더라도 증상이 있을 수 있어 임상적 판단이 중요하다. 치료의 기본은 올바른 자세 유지다. 어깨를 펴고 고개를 꼿꼿이 들고, 20~30분마다 목을 뒤로 젖히는 신전 운동을 해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 속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가슴을 천장 쪽으로 향하게 해 어깨와 목뼈 배열을 바르게 하고, 컴퓨터 화면은 눈높이에 맞춘다. 가능한 큰 모니터와 글씨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우스와 키보드는 몸에 가깝게 둔다. 스마트폰은 고개를 숙이지 않도록 눈높이에 맞춰 사용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하고,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방청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거북목 증후군은 어깨가 말리고 등이 둥글게 굽은 자세와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어깨를 펴고 고개를 바로 세우는 전신 자세 교정이 중요하다”며 “방치할 경우 디스크 손상, 만성 신경통 등으로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올바른 자세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조기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