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소재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물성 발견

  • 등록 2014.07.30 11:5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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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적 성질에 자기적 성질이 직접 나타나는 현상 및 원리 규명



 Manifestation of magnetic quantum fluctuations in the dielectric properties of a multiferroic

국제 공동연구진이 물질의 전기적 성질에 자기적 성질이 직접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메모리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원리가 될 수 있어 차세대 고집적 메모리 소자 및 초저전력 자기센서 개발이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기훈 교수의 주도로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김재욱 박사(제1저자), 김승현 박사, 천세환 박사 및 성균관대 물리학과 한정훈 교수 등이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또 고자기장과 이론 연구를 위해, 미국국립고자기장연구소, 럿거스 대학,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가 참여하였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 7월 2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자기 상호작용이 자주 나타나는 다강체를 이용하여 차세대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지만 이같은 상호작용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 다강체(多强體) : 전기적 성질과 자기적 성질이 강하게 결합된 물질로 전기장 또는 자기장으로 성질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 고집적 메모리, 초저전력 자기센서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그간에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공간에서 파동으로 동시에 진행하는 빛과 달리, 물질 내부에서는 전기성과 자성은 서로 무관하게 생성되고 간접적으로만 약하게 작용하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다강체에서 N-S극 같은 자극*과 전기분극이 서로 생성되는 순간부터 직접적으로 비례하며 발현됨을 발견하고 원리를 밝혀내었다.
 * 자극(磁極) : 자기력이 가장 센, 자석의 양쪽 끝 부분


연구팀은 코발트 이온이 함유된 다강체 물질(Ba2CoGe2O7)*에 높은 자기장을 가해 자극이 발현되도록 조절해 주었다.
  * Ba(바륨), Co(코발트), Ge(게르마늄), O(산소)


  연구진이 이 특이점에서 자극과 전기분극이 초기에 생성될 때의 상호관계를 정확히 측정한 결과 전기분극과 자극이 서로 정확히 비례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다강체에서의 강한 전기-자기성 결합이 작거나 미미하지 않고,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새로운 상식을 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집적 메모리 소재 및 초저전력 자기센서로의 응용이 기대되는 다강체의 실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훈 교수는 “다강체의 전기적 성질에 자기 성질이 직접적으로 발현될 수 있는 미시적 근거를 밝힌 것으로, 이 물질계에 대한 물성 이해와 실용화 가능성을 동시에 높인 성과”라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기존 자성 메모리, 강유전성 메모리 물질은 자기장으로 자화분극을 조절하거나, 전기장으로 전기분극을 조절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 반면 다강체는 이러한 기존 조절방법과 더불어 자기장으로 전기분극, 전기장으로 자화도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저전력, 고집적의 메모리 소자 등으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때문에 전 세계 연구진이 경쟁적으로 다양한 다강체들을 찾아내고 있지만, 이제까지 발견된 현상은 모두 고전적인 이론으로 이해되었고, 전기-자기 상호작용이 간접적이고 미미하다는 이론이 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발견되는 다강체의 실험결과로는 이미 기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매우 큰 상호작용이 자주 관측되고 있었다. 

 

2. 연구내용
 본 연구결과는 다강체라는 물질에서 전기분극-자극(자화율)이 발현되는 순간부터 미시적으로 상호비례하여 나타날 수 있음을 최초로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또 전기분극이 독립적으로 고전이론을 따르지 않고, 자성의 영향을 직접 받아 자성 양자 요동을 보여주며 생성됨을 발견하였다.   

 연구팀은  Ba2CoGe2O7* 이라는 물질에 아주 강한 자기장 (최대 45 테슬라, 지구 자기장 0.5 가우스의 약 백만 배 정도 세기)을 가하여 물질의 자성 분극 (자극 혹은 자화율)이 생성되기 시작하는 양자 특이점으로 상태를 조절하였다.  이렇게 특이점 근처에서는 아주 작은 자극이 생겨날 때의 상황을 잘 관측할 수 있다.
  * Ba(바륨), Co(코발트), Ge(게르마늄), O(산소)


 이 특이점 근처에서 물질의 전기분극을 측정하였을 때, 역시 생성되는 전기분극을 잘 관측할 수 있게 된다. 놀랍게도 연구진이 발견한 결과는 이  두가지 전기분극-자극이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직접적으로 비례한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빛과는 달리 물질 내부에서는 전기분극-자극이 서로 상호작용이 없이 독립적으로 발현되고, 설사 상호작용이 있어도 간접적이고 미미하다는 일반 상식을 뒤집는 결과이다.

 이 같은 실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미시적인 이 물질의 특성이 이같은 직접 비례관계를 만들어 냄을 이론적으로 설명하였다. 또 이같은 비례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특이점 근처에서 전기분극의 크기가 고전이론을 따르며 온도에 반비례하며 커지는 것이 아니라, 자성 요동이 직접 전기분극에 영향을 미쳐  온도의 제곱에 반비례하며 커지는 것을 관측하였다.

 

3. 기대효과

 이 같은 새로운 현상을 통해 다강체 물질 내부에서는 자기-전기성이 직접 비례하여 상호작용이 극대화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다강체를 이용한 고집적 메모리 소자, 초저전력 고효율 자성소자로서 응용이 크게 앞당겨 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고집적 메모리 소재 및 초저전력 자기센서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다강체 물질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원리를 밝힌 것으로 신개념 메모리와 저전력 자기센서 개발을 위한 경주에 국내 연구진이 보다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물질에서 전기성과 자기성이 직접 비례하며 발현된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하고 그 원인을 설명하였다. 기존 상식으로는 자기적, 전기적 성질은 각자 독립적이고 상호작용하지 않는 것이지만, 이번 결과는 이같은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전기분극-자극이 직접 미시적으로 비례함을 보임으로써 이 두가지 물리량이 매우 큰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서, 메모리 소재의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물리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이를 이용해 고집적 메모리소자, 초저전력 자기센서 실용화가 크게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최근 많은 다강체 물질계에서 전기-자기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는 예가 나타나고 있지만, 왜 그렇게 커지는지 현상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이 물질의 양자특이점 부근에서 발현되기 시작하는 전기-자기분극의 변화를 정밀하게 관측하고자 착안하게 되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실제 국내 연구실에서 신물질을 합성했지만, 주요실험은 미국 고자기장 연구소를 방문, 비교적 어려운 여건에서 이루어졌고 최장 3-5년 정도의 장기연구에 의한 성과이다. 국내에서도 고자기장 및 극저온 연구 시설에 대한 기초연구 투자가 있다면 이같은 연구성과를 보다 빠르게 달성하고, 관련된 후학양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연구성과는 자기적 양자요동의 전기분극이 반영된 예인데, 역으로 전기요동이 자기분극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예를 발견하는 연구가 필요하고, 발견된 원리를 바탕으로 반드시 다강체를 바탕으로 실용화 소자를 실현하고 싶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면 국내 연구에서도, 신메모리소자와 실용화된 초저전력 자기센서를 개발하여 전세계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용 어 설 명

 

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지(Nature Communications)

。네이처출판그룹(Nature Publishing Group)에서 발행하는 자연과학분야 국제학술지

2. 다강체(multiferroics)

전기성과 자기성이 공존하는 물질. 단순한 공존이 아니라, 전기-자기성질이 강하게 서로 결합되어, 자기장으로 전기분극을 혹은 전기장으로 자화율을 조절할 수 있는 물질

초저전력 구동 전자석, 초민감 저전력 자기센서, 차세대 고집적 메모리 등으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3. 자기 양자 요동(magnetic quantum fluctuation)

양자요동이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한 물리량의 요동을 말한다.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어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어떤 한도를 넘는 정밀도로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에너지-시간, 전자 스핀의 정확한 크기 등에도 해당한다. 이런 정밀도의 한계를 넘는 범위에서는 물리량이 고정된 특정 값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요동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자 스핀의 양자 요동을 자기 양자 요동이라고 부른다.

4. 강유전성(ferroelectricity)

전기장을 가하지 않아도 물질 내부의 양이온과 음이온이 분리되어 극성을 띄는 성질. 외부 전기장에 의해 극성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물질의 전기 분극이 생성되는 물질을 강유전체라고 한다.

 

 

그 림 설 명

 

그림. 고자기장(x축)과 온도(y축) 공간에서 형성된 양자특이점 부근에서 관측되는 전기분극(양이온과 음이온의 정렬)에 대한 모식도. 그림의 위 부분은 Ba2CoGe2O7의 격자 구조(파란은 Co이온, 빨간색은 산소이온)를 나타낸다. 나머지 그림들은 황토색, 붉은색과 푸른색의 각 구획에서 전기분극의 상태와 Co 이온내의 스핀이 정렬된 상태를 나타낸다. 양자 특이점(황토색 구획과 푸른색 구획의 경계선, 다시 말해 실선과 점선이 만나는 지점) 전 후에서 스핀의 정렬이 자기장 크기에 따라 다르게 정렬된 모습을 보여준다.

정태욱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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