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상으로 구현된 거대바이러스의 내부구조

  • 등록 2015.03.05 00: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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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2015-03-04


 세계에서 제일 큰 바이러스인 미미바이러스(Acanthamoeba polyphaga mimivirus)의 모습이 강력한 X선을 이용하여 3차원 영상으로 구현되었다. 이 기법을 이용하면 언젠가 개별 분자, 심지어 살아 있는 세균에 대한 3D 스냅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웬만한 세균 크기의 미미바이러스는 20면체의 외피 안에 DNA를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SLAC 국립가속기연구소의 Linac 결맞음광원(LCLS: Linac Coherent Light Source)을 이용하여 강력한 X선을 단일 바이러스 입자에 발사함으로써, 125나노미터 해상도의 내부전자밀도를 갖는 영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

《Physical Review Letters》 3월 2일호에 실린 미미바이러스의 영상(참고 1)은 `매우 강력한 X선 빔을 이용하면, 결정화할 수 없는 작은 물체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원리를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야노스 하이두 교수(분자생물리학)는 말했다.

(1) 결정(crystals) 없는 영상

구조생물학자들은 복잡한 분자와 바이러스에 X선 빔을 발사함으로써 그 구조를 해독하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단일분자는 충분한 X선을 산란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구조를 형상화하기가 어렵다. X선결정학(X-ray crystallography)의 경우, 동일한 물체의 사본을 여러 개 나열하여 결정화한 다음, 산란광이 반복되는 패턴을 들여다봄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분자들은 결정화하기가 어려우며, 좀 더 크고 복잡한 물체들은 표본마다 모양이 제각각이다. (예컨대, 동일한 집단에 속하는 세균이라도 살아 있는 세포 내부의 유전물질은 다른 방식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장비는 자유전자레이저(free-electron lasers)다. 자유전자레이저는 짧고 빽빽한 X선 펄스를 생성하는데, 각각의 펄스에는 수많은 고에너지 X선이 들어 있어서, 이론적으로 단일분자의 모습까지도 형상화할 수 있다. LCLS는 전세계에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자유전자레이저의 원조다(http://www.nature.com/ne…/x-ray-science-the-big-guns-1.14609). 자유전자레이저의 빔은 매우 강력하여, 지나가는 경로에 있는 분자들을 모조리 파괴한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X선에서 산란되는 빛을 분석하면, 분자가 파괴되기 직전에 표본의 형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것을 「파괴전 회절(diffraction before destruction)의 원리」라고 한다.

(2) 3D 영상

지금까지 X선레이저의 성능은 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결정을 대상으로 테스트되어 왔으며, 남세균(cyanobacteria)과 같이 덩치가 큰 대상물의 2차원 이미지를 생성해 왔다(참고 2, 3). 그러나 X선레이저의 궁극적 목표는 - X선결정술과 마찬가지로 - 완벽한 3D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다. 하이두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1년 LCLS에서 미미바이러스의 3D 구조 재현에 도전했으나, 많은 표본에서 나오는 회절패턴을 결합하여 3D영상을 얻으려면 엄청난 계산이 필요했다(이 표본들은 - 결정 속의 분자들과 달리 - 제각기 다른 방향에서 무작위적으로 빔을 맞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미바이러스의 3D 영상을 얻기 위해, 웁살라 대학교의 토마스 에케베르그 교수(생물리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몇 년 동안 컴퓨터 알고리즘을 완성하는 데 몰두해 왔다(이 알고리즘은 코넬 대학교의 과학자들이 처음 고안해 낸 것이다; 참고 4). "3D 영상화의 아이디어는 2009년에 처음 제시되었지만, 지금까지 의미있는 대상에 적용된 적이 없었다. 이번에 완성된 3D 영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아직 많지 않지만, `미미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은 작은 바이러스들보다 덜 빽빽하게 포장되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확인한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이두 교수와 에케베르그 교수는 말했다.

"X선 레이저 기술은 아직 보여줘야 할 것이 많다. 예컨대 LCLS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기존의 도구들보다 더 정교한 3D 영상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웁살라 대학교의 과학자들이 궁극적으로 고해상도의 3D 영상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고 퍼듀 대학교의 마이클 로스먼 교수는 논평했다. (로스먼 교수는 2005년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미미바이러스의 3D 영상을 구현한 바 있다; 참고 5).

미래에는 유럽과 일본에서 강력한 자유전자레이저가 출범하고(http://www.nature.com/ne…/x-ray-science-the-big-guns-1.14609), LCLS의 사양이 업그레이드될 것을 감안하면, 궁극적으로 0.1나노미터 수준의 해상도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이는 고성능 전자현미경의 해상도와 맞먹는 수준이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의 3D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쉽게 말해서 전자현미경이 `부검(autopsy)`이라면, 자유전자레이저는 `수술(surgery)`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이두 교수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Ekeberg, T. et al. Phys. Rev. Lett. 114, 098102 (2015).
2. Hantke, M. F. et al. Nature Photonics 8, 943–949 (2014).
3. van der Schot, G. et al. Nature Commun. http://dx.doi.org/10.1038/ncomms6704 (2015).
4. Loh, N.-T. D. & Elser, V. Phys. Rev. E 80, 026705 (2009).
5. Xiao, C. et al. J. Mol. Biol. 353, 493–496 (2005).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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