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송년회와 모임이 잦은 12월, 통풍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과음과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는 통풍 발작을 유발하고, 치료와 관리가 미흡하면 만성 관절염이나 신장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혈액 속 요산 결정이 관절과 주변 조직에 더 활발히 침착돼 증상이 악화한다.
통풍은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 결정이 관절, 힘줄 주변 조직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관절 통증과 부종, 발적이 특징적이다. 특히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관절에서 자주 발생한다. 발작은 주로 밤에 시작되며, 손을 대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통증 정도는 출산에 비견되기도 한다. 반복 발작이 이어지면 관절 변형과 통풍 결절이 생기고, 만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국내 통풍 환자는 매년 증가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20년 46만8083명에서 2024년 55만3254명으로 4년간 약 18% 늘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12배 많고, 비만과 고령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서구화된 식습관, 잦은 회식, 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젊은 남성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 찬 공기와 체온 변화는 혈액 내 요산 결정 침착을 촉진해 염증과 통증이 심해진다”라며 “초기에 적절한 관리가 없으면 발작 빈도가 증가하고, 장기적으로 관절 손상과 신장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통풍 발작의 주요 원인은 알코올과 퓨린을 많이 함유한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이다. 맥주뿐 아니라 모든 주종의 과도한 음주는 요산 배설을 억제하고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인다. 내장류, 붉은 고기, 등푸른생선, 치킨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은 발작 위험을 높인다. 이뇨제, 저용량 아스피린, 특정 결핵약 등 일부 약물도 요산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다.
통풍 치료는 약물과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발작 시에는 항염증제(NSAIDs) 또는 콜히친(Colchicine) 등을 사용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한다. 요산 수치 조절을 위해 알로퓨리놀(Allopurinol), 페북소스타트(Febuxostat) 등 요산 강하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한다. 단순히 통증이 나타날 때만 치료하는 경우가 많지만, 꾸준한 약물 관리가 통풍 결절과 합병증 예방에 핵심이다.
생활 습관 관리도 필수다. 조깅, 수영, 등산 등 적당한 유산소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는 요산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과 젖산 축적을 증가시켜 발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습관은 내장류, 고기, 등푸른생선, 치킨 등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과 가공식품, 액상과당 음료를 줄이고, 저지방·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요산 배출을 촉진한다.
통풍 발작 시에는 영향을 받은 관절을 높게 올리고 얼음찜질하며, 이른 시일 내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통풍 관리의 핵심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단 조절”이라며 “연말 술자리와 겨울철에도 요산 수치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발작을 예방하고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