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빛을 비춰 신경세포 재생과 공간기억 향상

2020.04.25 21:11:40

'Science Advances'에 4월 23일 오전 3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

빛만으로 신경세포 내 단백질의 활성과 
신호전달경로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옵토파스 기술 개발




뇌질환 상태에서 신경재생으로 일시적인 기억향상이 일어나는 기전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사회성 뇌과학 그룹 허원도 초빙연구위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머리에 빛을 비춰 뇌신경세포 내 Fas 수용체의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신경재생과 공간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보였다.

Fas 수용체는 허혈성 뇌질환, 염증성 뇌질환, 퇴행성 신경질환 등 다양한 대뇌질환상태에서 발현이 유도되는 단백질이다. 일반적으로는 세포를 죽음에 이르게 하지만, 신경계의 다양한 세포들에서는 세포증식 관련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켜 세포를 재생시킨다. 

특히, 뇌질환에 걸린 경우 대뇌 해마의 신경재생에 Fas 수용체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왔으나, 연구방법의 한계로 세부적인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또한, 질환이 있는 뇌에서 해마가 관장하는 공간기억이 Fas 단백질에 의해 어떻게 영향받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어 왔다.  



연구팀은 광수용체 단백질의 유전자에 Fas 수용체 단백질의 유전자를 결합시킴으로써 청색광을 쬐어주면 Fas 단백질의 활성이 유도되는 옵토파스(OptoFAS) 기술을 개발했다. 

살아있는 생쥐 대뇌에 다양한 시간동안 빛을 쬐어주면서 시공간적으로 Fas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대뇌 해마에서 여러 신호전달 경로들이 순차적으로 활성화되고, 그 결과로 신경재생과 공간기억 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옵토파스 기술은 빛을 이용하여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광유전학(Optogenetics)1) 기술이다. 

배양시킨 세포나 살아있는 생쥐 머리에 청색광을 쬐어주면 광수용체 단백질 광수용체 단백질(photoreceptor)2) 여러 개가 결합되며, 이 단백질 복합체가 하위 신호전달경로들을 활성화시킨다. 생체 내에 광섬유를 삽입하여 원하는 시간에 빛을 뇌 조직 내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선택적으로 단백질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대뇌 해마의 치아이랑에 존재하는 미성숙신경세포에서 옵토파스를 활성화시키고, 빛을 쬐어주는 시간차이에 따라 미성숙신경세포와 신경줄기세포에서 각각 서로 다른 하위 신호전달경로가 활성화됨을 관찰했다. 

또한 이 현상에 특정 뇌유래 신경성장인자가 관여함을 밝혀내었다. 반복적으로 충분한 시간동안 빛을 쬐어주면 해마 치아이랑의 신경줄기세포가 증식하는 성체 신경재생이 관찰되었으며, 실험 대상 생쥐에서는 일시적으로 공간기억 능력이 향상됨을 밝혔다. 

옵토파스 기술을 이용하면 약물을 처리하거나 유전자를 변형한 생쥐를 사용하였을 때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이 없고, 생리현상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빛 자극만으로 뇌신경세포에서 Fas 단백질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다. 질환이 있는 뇌에서 Fas 단백질이 활성화되어 질병에 맞서 대뇌의 기능을 보호하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때, 향후 세포 수준은 물론 개체 수준까지 뇌질환 상태에서의 신경행동적인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원도 교수는 “옵토파스 기술을 이용하면 빛만으로 살아있는 개체의 신경세포 내에서 단백질의 활성과 신호전달경로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며 “이 기술이  뇌인지 과학 연구를 비롯해 향후 대뇌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다양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IF 12.80)에 4월 23일 오전 3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되었다.


[참조]


1)광유전학(Optogenetics) : 빛으로 세포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 최신 연구 분야. 유전자 조작이 수반되나 약물투여나 외과적 시술에 비해 비()침습적이라는 장점 때문에 주목받는다.

 

2)광수용체 단백질(photoreceptor) : 광합성 등을 수행하기 위해 식물이나 조류가 갖고 있는 단백질로, 빛에 반응해 구조나 활성이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 연구에서는 청색광에 반응해 복합체를 형성한다고 알려진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에 있는 크립토크롬2(Cryptochrome2, CRY2) 단백질을 사용하였다. CRY2 단백질은 청색광을 받으면 여러 개가 결합되어 복합체를 형성한다.

 



연구 추가 설명

논문명/저널명
Dynamic Fas signaling network regulates neural stem cell proliferation and memory enhancement / Science Advances

저자정보
 
Seokhwi Kim, Nury Kim, Jinsu Lee, Sungsoo Kim, Jongryul Hong, Seungkyu Son & Won Do Heo


연구내용 보충설명

·  약물이나 유전자변형 생쥐를 이용한 기존의 연구는 시공간적으로 특정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복잡한 뇌 영역의 세포 연결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뇌를 연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   해마 치아이랑(hippocampal dentate gyrus)은 성체 신경재생(adult neurogenesis)이 일어나며, 공간운동기억(Spatial working memory)과 관련된 뇌 영역이다. 

기존에 Fas 유전자 변형 쥐에서 성체 신경재생이 저하된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대뇌 질병상태와 같이 Fas 수용체 단백질의 증가가 관찰되는 상황에서 신경줄기세포의 증가가 일어나는 것은 처음으로 관찰하였다. 또한, 그동안 여러 가지 상반된 결과가 알려졌던 공간기억 능력의 변화와 관련하여 특정 뇌유래 신경성장인자가 관련된 경로를 통하여 일시적인 기억의 향상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 이야기

 [연구 배경] 

광유전학적 방법을 통해 Fas 수용체 단백질의 활성화를 원하는 공간에 국한하여 다양한 시간 동안 시행함으로써 대뇌 해마 치아이랑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분화단계의 신경세포들에서 서로 다른 하위 신호전달경로들이 활성화되는 패턴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또한 이러한 신호전달경로 활성화의 결과로 성체 신경재생과 공간기억 능력이 어떠한 형태로 변화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어려웠던 점] 

살아 있는 쥐에서 증식할 수 있는 신경줄기세포를 표지하고, 이를 확인하는 실험 디자인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광섬유를 통해 빛자극을 가해 주는 방법과 적절한 시간, 그리고 Fas 하위 신호전달경로 인자의 활성에 대한 조건을 맞추는데 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하지만 시행착오와 다양한 검증 실험으로 결국 기존의 방법으로 보여주지 못한 연구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과정] 

이번 연구는 허원도 교수팀이 시작한 연구로 옵토파스(OptoFas) 개발 및 세포 수준에서의 실험적 검증을 제 1저자인 김석휘 연구원(KAIST)과 김누리 연구위원(IBS)가 진행하였다. 이후, 생쥐 모델에서의 실험과 결과 분석을 제 1저자인 김석휘 연구원이 진행하였다. 

이진수 연구원(KAIST)이 공간기억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생쥐 행동 실험의 수행과 실험 결과 분석에 기여했다. 김성수, 홍종률, 손승규 연구원(KAIST)이 생쥐 모델 실험의 디자인과 결과 분석에 관하여 토의를 진행하였다. 


 [향후 연구계획] 

허원도 교수 연구팀은 청색광수용 단백질을 이용한 광유전학 기술개발을 통해 세포의 다양한 현상과 관련된 신호전달체계에 대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유용한 기술과 효과적으로 접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고감도 성능을 이용해 기존에 구현이 어려웠던 다양한 동물모델에서의 연구를 계획할 수 있다.


그림 설명



옵토파스(OptoFas) 기술은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추어 뇌신경세포 내 Fas 수용체 단백질의 활성을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양한 빛 조건에서 옵토파스(OptoFas)를 활성화시키면 Fas 수용체 단백질에 의해 유도되는 세포사멸경로와 세포증식경로에 해당하는 각각의 하위 신호전달인자들(Caspase-8,-7,-3/Erk, JNK, NFkB, mTOR 등)이 다양한 패턴으로 활성화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빛을 쬐어주는 시간이 30분 정도의 단시간일 경우, mTOR의 하위 신호전달물질인 pS6이 즉시 나타남을 볼 수 있고 4시간 정도의 장시간일 경우, pErk가 활성화됨을 보여준다. 광조사 횟수에 따라 특정 뇌유래 성장인자(Brain Derived Neurotropic Factor, BDNF)가 많이 분비됨을 실험으로 확인하였다(아래오른쪽)




생쥐 머리에 청색 빛을 비춰주면 신경세포 내의 Fas 수용체 단백질의 활성화가 유도되고, 이는 신경줄기세포의 증식으로 이어진다. 또한, 반복적으로 청색 빛을 쬐어준 쥐들은 짧은 시간 동안 공간기억 능력이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된다. 반면 Fas 수용체 단백질 대신 녹색형광단백질만을 주입한 생쥐 머리에 청색 빛을 쬐어주었을 때는 기억능력 향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옵토파스(optoFAS) 기술을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미성숙신경세포에서 Fas 수용체 단백질을 활성화시켰을 때와 지속적으로 활성화시켰을 때 서로 다른 패턴의 하위 신호전달경로 활성이 나타남을 관찰하였다(왼쪽)

그리고 광유전학적 방법을 통한 이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반복적 활성이 신경줄기세포 증식을 통한 성체 신경재생과 공간기억력의 향상을 유도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오른쪽)




연구진 이력사항


[허원도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초빙연구위원 /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교신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KAIST 생명과학과 
·  전  화 : 042-350-2642, 010-6409-2174
·  이메일 : wondo@kaist.ac.kr 

2. 학력
 1987 – 1994     학사, 경상대학교 농화학과
 1994 – 1996     석사, 경상대학교 생화학과
 1996 – 1999     박사, 경상대학교 생화학과

3. 경력사항
 1999 – 2000 Dept. of Cell Biology, Duke University, Postdoctoral Fellow
 2000 – 2006 Dept. of Molecular Pharmacology, Stanford University,Postdoctoral Fellow/Research Associate/Senior Research Scientist
 2006 – 2008 Dept. of Chemical and Systems Biology, Stanford University,
               Senior Research Scientist
 2003 – 2008 Dept. of Chemical and Systems Biology, Stanford University,Co-Investigator 
 2008 – 현재 KAIST 생명과학과, 조교수, 부교수, 교수
 2013 – 현재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그룹리더, 초빙연구위원





[김석휘,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연구원 / KAIST 의과학대학원, 제1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KAIST 의과학대학원 
            現 아주대학교의료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  전  화 : 042-350-5642     
·  이메일 : lenn2514@kaist.ac.kr

2. 학력
2003 – 2007    학사, KAIST 생명과학과
2007 – 2011    석사,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2016 – 2020    박사, KAIST 의과학대학원

3. 경력사항
2011 – 2012    삼성서울병원, 인턴
2012 – 2016    삼성서울병원, 레지던트 (병리과 전문의)
2020 – 현재    아주대학교의료원 의과대학 병리학 교실, 진료조교수
편집부 기자 news@mdon.co.kr
Copyright @이엠디(메디컴)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주)메디컴 ​서울특별시 금천구 벚꽃로 254 월드메르디앙1차 1406호 등록번호 : 서울 아03115 ㅣ등록연월일 : 2014.4.21ㅣ발행인 : 박경미 | 편집인 : 설명희ㅣ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경희 전화번호 : 02-6958-5434 ㅣ 팩스번호 : 02-6385-2347ㅣ 이메일 : news@mdon.co.kr Copyright @이엠디(주식회사 메디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