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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첩약 건강보험 적용 결사반대 및 한방건강보험 분리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 연대사

2020. 6. 28. (일) 14:00 / 서울 청계천 한빛 광장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 회장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 폐암 환우회를 섬기고 있는 이 건주라고 합니다. 네이버에서 “바빌의 방”이라는 블로그도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엘리트,진료실에 계셔야 할 의사 선생님들이 이렇게 거리로 나와 계신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오늘은, 그냥 영상으로 보내 주어도 좋다는 요청이 있었지만, 저도 이 기회에,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좀 해 보려고 직접 나섰습니다.

저는 2001년에 진행성 위암 3기 진단을 받고 위 절제 수술을 받았는데, 2016년 7월에 다시 폐 선암 4기의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면역항암치료제 47회와 표준항암치료제 31회, 총 78회의 항암 치료를 받았습니다. 

제가 2001년에, 위암 진단을 받고는, 5년 정도만 더 살게 해 주시면, 자녀들 결혼이나 시키고 나서, 부르시면, 언제든지 가겠습니다. 라고 기도를 했는데, 

2016년에 폐암 진단을 받고 보니, 5년만, 하고 기도를 한지도 어느 사이에 15년이나 지났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썽꾸러기 같은 저를 오래도 참고 기다려 주셨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는 어떤 이유나 핑계를 대고 “더 살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가 안 되더군요. 

2001년에 위를 절제하고 나서, 조국을 위한 마지막 봉사를 하고 싶어서 월드컵 게임때에 인천공항에서 외빈을 영접하는 의전 업무를 담당했는데, VIP들과 가까워지게 되었고, 청와대 행사에도 단골로 초청되면서, 그동안 크고 작은 국내외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하여 왔는데, 그 이유는 제가 잘해서도 아니고, 공짜였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는, 늦은 나이에 상태가 안 좋은 폐암 4기, 여명 1년의 진단을 받고는, 이젠 정말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을 하고는 평창 동계 올림픽을 위해서 자원봉사를 지원하고 패럴림픽까지 잘 마쳤습니다.

제가 이래 보여도, 1977년 중동건설을 시작으로 오랜 해외 생활을 했기에 외국어도 준비되었고, 어떤 외국인과도 만남에서도 자연스러우면서도 절도 있는 매너로 국제신사라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요~ 


내가 아니면 다음 환자에게 라도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마음에서 약 이름도 제대로 묻지 않고, 따지지도 않고, 임상을 시작하고 나서야, 인터넷 카페에서 폐암 환우들과 서로 정보교환을 하다가 보니, 제가 공짜로 치료를 받은 면역 항암제 약값이 1년에 1억이나 드는 어마 무시한 약임도 알게 되었고, 

또, 정부에서 재정 관리를 한다고, 다급한 환자들에게도 독한 백금기반 항암제를, (표준 항암제라고도 하지요?) 3회 이상 써 보고 효과가 없어야, 좋다는 면역 항암제를 보험 처리해 주겠다고 해서,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고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도 보게 되었고, 
급한 마음에, 환자를 살려 보겠다는 욕심에, 자비로 면역항암제를 쓰기 시작했는데, 치료를 받다가 보니 환자의 건강은 좋아졌는데, 이제는 약값을 감당하기 위해서 집을 팔아야 하는 안타까운, MEDICAL POOR 사례들을 접하면서, 공짜인, 임상으로 치료받고, 건강도 전보다는 좋아진 제가 그 분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BUCKET LIST에 “면역항암제를 1차 치료제로 급여화 하자!” 라고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2월부터, 제약회사는 물론 국회와 세종시에 있는 보건 복지부와 여러 관계기관을 찾아다니면서, 하소연도 하고 떼도 써 보았지만, 아직까지도 “고려해 보겠다” “노력해 보겠다”는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반응 밖에는 얻은 게 없습니다.

그래서,개인의 힘으로는 너무나 보수적인, 철밥통을 무너트리기에 한계를 느끼고, 환자와 보호자들의 힘을 모아서 좀 더 조직적으로 대응을 하자는 생각으로,바로 지난달에“한국 폐암환우회”를 결성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첫 번째 행사로 지난 6월 16일,원주에 있는 심평원이라고 하지요?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가서 우리 폐암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를 1차 치료제로 쓰게 해 달라고 호소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MEETING에 참석하신 분들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 공단의 어려움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면서 이해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여기 회의에 참석하신 분들이, 폐암환자나 보호자라면, 이해해 주시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돈 얼마를 더 받고 덜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생명인데, 죽어가는 사람에게 돈이 없어서 약을 쓸 수가 없다는데 이해해 달라고요?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그냥 죽으라고 하면서 이해해 달라고요?
담뱃값을 올리면서 연간 2조가 넘게 더 걷고 있는 세금을 폐암 환자들을 위해서 쓰겠다고 하고는, 겨우 금연학교나 지원하고 있으면서, 돈이 없어서 1년에 줄잡아 2,000명의 환자가 좋다는 약을 써 보지도 못하고 죽어 가는데, 돈이 없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만 합니다.
딴 나라 정부, 별천지에서 온 공무원들 같습니다.


이번 행사와 관련하여 제작을 한, 의사협회의 홍보 포스터를 본 일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는 타이틀이 어느 것부터 충전하시겠습니까? 였으며, 
허울 좋은 수치인 보장성을 높이자고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임신출산 부분, 중환자의료나 중증 외상치료에는 문을 잠그고 있습니다. 보장성을 70%로 높이자면 최소한 30조 이상의 재원이 필요 하다고 합니다. 

위중한 환자, 죽어가는 암 환자들에게 충전의 우선순위가 주어져야 합니다. 죽어가는 국민들은 몰라라 하고, 어마어마한 재원이 필요한 보장성이 70%로 높아 진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제가 2년 가까이 임상으로 치료를 받아 보니, 약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약의 개발 성공률이 7% 정도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경제성을 갖추고 환자들에게 쓰이기까지 단계적으로 거쳐야 하는 임상만 해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운영 되는 임상센터를 통해서 수년간에 걸친 성과 분석, 그리고 안전성 입증 등을 거처야 하니,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오늘 집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한약도 그렇습니다.
전문적이고, 정확한 지식이 없는 저로서는, 한약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과거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의술이 현대적으로 과학적으로 검증을 받고 그 효과와 안전이 입증된다면 그것을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오히려 여기 계신 의사선생님들이 더욱 반기고 앞장서서 사용하시지 않겠습니까? 

다만, 돈이 없어서, 나라의 재정이 부족해서, 좋다고 하는 약도 써 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우리 폐암환자들 같이, 건강보험의 도움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재정이 배분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반드시 지켜 달라고 당부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임상경험을 하면서, 약품 하나가 개발되고 사람에게 치료제로 사용되기까지 거처야 하는 엄격한 과정을 보면서, 또 각종 약품의 복용 설명서에 나열이 된, 수 많은 부작용의 가능성 까지를 생각하면, 약을 쓰기가 겁도 나지만, 그래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신뢰를 가지고 약을 쓸 수가 있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다른 말로, Chemotherapy 라는 화학 항암치료제, 그 변화무쌍한 부작용이 정말 심합니다. 직접 겪어 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제가 고식적 치료로, 살아 있는 동안, 몸을 챙기겠다고, 아직도 치료를 받고 있지만, 부작용을 겪어야 하는 기간은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그 고통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자들이 항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왜? 입니까?
그 힘든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약효가 있다고, 엄중한 임상과 치료 과정에서 입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직, 간접적인 통제와 엄격한 관리를 믿을 수 있기에,그 양약들도 믿을 수가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에 부작용도 참고 견디고 있습니다.

그러나첩약은, 개인의 책임 하에,취향과 필요에 따라서, 보조식품이나 보약으로 먹을 수야 있겠지만, 검증이 안 된 약재료로, 통일된 제조 방법이나 엄격하게 관리되는 공정으로 만들지도 않은 약에 대하여, 정부에서 치료제로 효과를 인정하고, 국가재정으로 비용을 부담한다는 문제는 심각한, 정책의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서는,양약은 개발 과정부터 엄격한 통제하의 많은 과정을 거치면서, 약의 효과는 물론 부작용까지 검증을 하고, G. M. P. 라고 하나요? 엄격한 법으로 정한 규정아래 제조되는 양약에 비하여, 원산지가 불명확하고, 제조 방법조차 검증이 되지 않은 한약과의 비교는, 같은 방법, 같은 자와 저울로 재어서 판단을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한약의 조제와 유통에도 양약처럼, 정부의 관리와 책임아래, 엄격하고 철저한 관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카페에서 보면, 죽음을 앞에 두고 살아가는 저희 암 환우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카더라 통신에 따라서, 여러 가지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들에 미혹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를 않습니다.

한약의 보험 처리에 앞서서, 이러한 유사의료행위와 약재료에 대하여는 철저한 검증과 관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약도 국민들이 믿고, 안심하고 먹을 수가 있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나와 주신 의사 선생님들을 뵈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저희 환우들과는 불가분의 관계들이신 의사선생님들도 건강보험재정이 적절하고 균형 있게 쓰이지 않는 것을 보시면서 얼마나 분통 터지시겠습니까? 

자신이 치료하는 환자에게 더 좋은 약을 권하고, 최선의 치료를 시행하고 싶은 것이 의사로서 당연한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약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1년간 약값이 1억이나 드는데, 환자의 형편을 살피지 않고, 좋은 약이니, 무조건 쓰라고 처방을 하실 선생님들은 아마 별로 안 계실 겁니다. 저의 경우에도 자비로 그 비싼 약을 쓰라고 했다면 아마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라고 했을 겁니다. 그리고는 벌써 하나님 앞에 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도 20년간 병원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의료현장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절실한 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안 좋아져 응급실로 실려 가는 일도 종종 듣게 됩니다. 개의 기생충 구충제로 암을 고친다는 뉴스에 왜 환자들이 열광하겠습니까?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살아 보겠다는 일념에, 어떤 환자들은 근거가 없는, 미신과 같은 유혹에 빠져서 소중한 생명을 잃기도 하는 허망한 일들을 겪기도 하는데, 같은 환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안타깝지만, 치료를 하시는 의료진,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신다면 참으로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국 각처의 의료진 여러분께서 너무나 수고해 주고 계시는데, 아직도 코로나19사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럼에도 저희와 같은 중증 환자들의 불안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극심합니다. 병으로 인해서, 치료로 인해서, 몸이 쇠약해 있기 때문에, 외출도 자유롭게 못하고, 병원에 가기도 주저하게 됩니다. 

이러한 와중에 세계적으로 효과가 입증이 된 면역항암제조차 돈이 없어서 급여 적용이 어렵다는 정부가, 필수적이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한방 첩약에 대해서는,이렇게 의사 선생님들이 반대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 강행하려 하고 있으니, 생명이 경각에 달린 우리 폐암 환자들에게는 무슨 논리로 설명을 하시려는 지요? 또, 그냥 이해 달라고 하시렵니까? 

생명을 걸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환우들을 대리해서 관계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돈이 없어서, 좋다는 약도 못 써보고 죽어야 하는 우리 환자의 입장이라면, 그냥 이해하고, 수용할 수가 있으십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이렇게 목이 쉬도록 소리라도 질러서, 우리 정부에게 공개적으로 묻고 싶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제발 건강보험이 국민생명을 지키는 도구로 철저히 운영되도록 현명한 결정을 해주기 바랍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건강보험으로 정치를 하거나, 사업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사랑하는 조국을 원망하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죽어가는 환자들을 생각하셔서, 부디 공정하고 현명하신 판단을 해 주셔서,소중한 세금, 보험 재정을 적절히 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돈이 없어서, 좋다는 약도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우리 환자들에게, 재정이 어려우니 정부를 이해해 달라면서도, 엉뚱한 데는 돈을 펑펑 쓰는 정부의 기만과 독선에, 생명이 경각에 달린, 절박한 상황에 있는 우리 환자들은 분노합니다. 

취재를 위해 이 자리에 함께 하시면서, 더운 날씨에도 수고하고 계시는 기자님들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위정자들의 귀를 열어 주셔서, 저희들의 절박한 외침과 원성을 듣게 해 주십시오. 


백번, 천 번을 이야기해도, 
제가, 아무리 나이 들고,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천덕꾸러기 민초라도,
제가, 저와 저의 가족에게는, 천하보다 더 귀한 생명입니다.

사람이 먼저다, 라는 정부라면, 정말 어떤 사람이 먼저 보장을 받아야 하고 국가가 어떤 환자에게 더 도움을 주어야 하는 것인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십시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에서 중증 환자들이 숨져가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더 좋은 약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써 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절망감을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 관계자들에게 마지막으로 간절하게 당부 드립니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한약의 조제와 유통에도, 양약처럼, 정부의 관리와 책임아래, 엄격하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 주셔야 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건강보험으로, 정치를 하거나, 사업을 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소중한 시간을 나누어 주시고, 함께 해 주신, 의사협회 회장님과 임원님들,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하여 주신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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