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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병원의사협의회 성명서]

의협은 의도적으로 의쟁투에서 병의협을 배제하면서도 거짓으로 일관한 것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진정성 있는 투쟁을 할 생각이 없다면 의쟁투를 해체하라



문재인 케어 저지 하나만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현 의협 집행부는 그동안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종합병원 상급병실 급여화, 뇌-뇌혈관 MRI 급여화 등 문케어의 로드맵에서 예정되어 있는 어느 것 하나도 막아내지 못하였다. 정부가 지불제도 개편을 위해서 추진하는 경향심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히려 추진에 찬성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밀실합의를 통해서 의한정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를 합의하려다가 발각되어 또 한 번 회원들로부터 성토를 들어야 했다. 

이에 의협 대의원회에서 비대위 결성을 위한 임시 대의원총회가 준비되려고 하자, 지난 해 9월 28일 보건복지부와 급조된 합의문을 발표하며 실질적으로 문재인 케어에 합의를 해주는 돌이킬 수 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하지만 출범한지 몇 개월 되지 않은 집행부였기에 다수의 대의원들은 현 의협 집행부에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하고 비대위 결성 대신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었다.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일종의 재신임을 받은 의협 집행부는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회무를 진행해야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이후에도 문재인 케어는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의사들을 옥죄는 악법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약사들은 성분명 처방을 공공연히 떠들며 의약분업 당시 의정합의안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데도, 정작 의협은 의약분업 파기 및 국민선택분업 추진을 이슈화 시키지도 못하고 있다. 최근 한의계에서 원하던 추나요법 급여화가 기정사실화되고, 첩약 급여화도 현실화 될 위기에 직면했으나 의협은 이에 대한 어떠한 대처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다. 한의협 회장이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이 당연한 것인양 떠들고, 한의협 대의원총회에 수 많은 정치인들이 참여하여 이를 동조하는 현실을 보면서 의사 회원들은 굴욕감과 좌절감마저 맛보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의협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진찰료 30% 인상과 처방료 부활을 정부에 요구했다가 묵살 당하자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이하 의쟁투)를 결성하여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의협 집행부는 여러 직역을 아우르는 의쟁투 구성을 위하여 각 직역에 의쟁투 위원 추천을 요청하였고,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본 회)에도 지난 2월 27일 공문을 통해 위원 추천을 요청하였다. 본 회 상임이사회에서는 의협의 투쟁 의지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이 들었지만, 대의를 위해서 일단 의심을 접고 내부 논의를 통해 3월 7일에 의협에 추천 위원을 통보하였다. 그리고 성공적인 투쟁에 일조하고자 3월 8일부터 31일까지 봉직의들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투쟁의 명분을 쌓고자 노력하였다.

그런데 본 회에서 의쟁투 위원 추천을 한지 10여일 후에 의협에서는 본 회 추천 위원의 교체를 요구하며, 본 회 상임의사회의 의결을 무시하는 행위를 하였다. 의협의 무리한 요구에 본 회 상임이사회는 재논의를 거쳐 위원 교체는 있을 수 없으며, 원안대로 추천 위원을 유지할 것을 재의결하여 이 결과를 3월 21일 의협에 전달하였다. 이후 의협의 연락을 기다리던 본 회는 지난 3월 27일 의쟁투 구성이 완료되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 보도 내용에는 분명히 의쟁투 구성에 병원의사협의회 위원이 포함된 것으로 나왔으나, 실제 의쟁투 위원 구성에서는 본 회 추천 위원이 배제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본 회 추천 위원이 배제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던 중, 지난 29일 언론보도를 통해 본 회는 사실과 전혀 다른 말을 하는 의협 대변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본 회는 분명히 상임이사회 의결을 통해 위원을 추천 하였으며, 위원 추천을 보류하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본 회에서 내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보류를 요청했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서슴없이 했다. 의협 대변인의 이 발언을 통해서 본 회는 의협의 투쟁 방침에 비협조적인 집단으로 매도되었으며, 3만 봉직의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회원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명예가 실추되었다.

왜 의협은 본 회가 추천한 의쟁투 위원이 의협 집행부에 비교적 비판적인 인물이라는 이유로 교체를 요구한 사실을 밝히지 않고 거짓말을 통해 본 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가? 왜 의협은 본 회 추천 위원이 배제된 경위를 정확히 알려주지도 않고, 언론을 통해 본 회를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하려 하는가? 의협 집행부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들을 모두 배제한 의쟁투가 과연 무슨 대표성이 있으며, 현 의협 집행부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결국 의협은 의쟁투라는 이름만 내걸었을 뿐 의쟁투를 통해서 현 의협 집행부가 하던 회무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리고 4월 27~28일로 예정되어 있는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 의결을 막기 위해 의쟁투 구성이라는 꼼수를 부린 것을 자인한 것이다. 의협의 꼼수가 드러난 상황에서 대의원회는 제대로 된 투쟁을 열망하는 회원들의 의지를 대변할 의무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만약 대의원회에서 이번에도 지난 번 임시대의원 총회와 마찬가지로 실망스러운 결정을 내린다면 회원들은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를 동일시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의협은 투쟁에 대해 진정성 없이 자신들의 자리만을 지키기 위해 의쟁투를 구성했다는 점이 드러났으므로, 현 의협 집행부를 최대한 배제한 인물들로 위원 구성을 쇄신하여 제대로 된 투쟁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의쟁투를 해체해야 한다. 그리고 언론 보도를 통해 거짓으로 본 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본 회는 거짓말로 본 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의협 대변인에게는 분명히 그 책임을 물을 것이고, 의협 집행부 2중대에 불과한 의쟁투는 대표성이 없는 조직임을 대외적으로 알릴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의협의 잘못된 투쟁 방향에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의료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쟁을 회원들과 함께 꿋꿋하게 해나갈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2019년 4월 2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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