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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1차 조선인 유골봉환사 추모사

강제동원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공동행사 추모사




안녕하십니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김홍걸입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남북 민화협이 함께 진행하는 <제1차 조선인 강제동원 유골봉환 남북공동행사> 추모식에 참석하여 주신 많은 분들과 추모사와 조화를 보낸 주신 분들에게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행정안전부 김부겸 장관님, 김용덕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이사장님, 곤노 유리 이사장님, 북측 민화협, 총련 강제동원진상조사단, 통국사 최무애 스님과 관계자 여러분 모두 감사드립니다.  

민화협은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목적으로 결성된 민간통일운동단체입니다. 민화협과 함께 하면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은 무엇인가를 가지고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민족이 식민지, 분단, 전쟁의 과정에서 너무나 많은 아픔과 상처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런 고민 속에서 남북이 함께 치유해야할 과제가 “강제동원 희생자”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일제강점 하 800만 명 이상이 강제동원 되었고, 40만 명의 군인, 군속과 80만 명의 노무자들이 일본으로 강제동원 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고생 속에서 생존하여 돌아오시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많게는 14만 명에 이르는 분들이 사망하셨다는 기록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일본 본토를 비롯해서 남양군도와 동남아 각지, 시베리아, 사할린 등에 유골이 흩어져 묻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남북 간, 남·북·일 간 ‘화해’와 ‘협력’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북측과 함께 논의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이 운동은 일본과의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기 전에 먼저 인도주의적 사업을 남북과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종교인이 함께 함으로써 한일, 북일 관계 개선에도 기여하고 과거청산을 통해 밝은 미래로 함께 가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남북 민화협은 2018년 7월 18일 평양에서 북측 민화협과 함께  ‘조선의 혼, 아리랑의 귀향’이라는 운동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후, <조선인 유골송환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일본에서 남북 민화협 뿐만 아니라 일본의 양심적 인사들과 함께 <조선인 유골송한 남·북·일 공동추진위원회>를 결성한 바 있습니다.

남북 민화협은 일본을 포함한 동남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조선인 유골봉환’을 함께 하는데 공감대를 이루었고, 마침내 오늘 남북이 하나가 되어 ‘강제동원 조선인 유골봉환’의 첫 행사를 거행하게 되었습니다. 

남북이 하나 되어 ‘조선인 유골봉환’을 위한 공동기구를 만든 것도 처음이고, 공동으로 ‘유골봉환’을 해온 것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오늘 추도제를 지내시는 일본 오사카에서 봉환된 74분 중 4분은 해군군속이시고, 나머지 분들은 강제동원 노무자들 이십니다. 

우리는 영화 ‘군함도’에 나오는 미쓰비시 광업소속 탄광에 동원되었던 이야기와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라는 수기를 쓰신 이상업 선생의 강제동원 수기 등을 통해 그 분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고 처절했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강제동원 되어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았던 그분들이 그렇게도 그리던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타국에서 구천을 떠돌고 있다면 그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 모신 74분의 삶도 영화와 수기에 나오는 모습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많이 늦었고, 한편으론 잊고 있었지만 이제는 이 분들의 유해를 모셔 와야 합니다.

정부도 태평양 타라와 섬에 있는 유해를 모시기 위한 일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민과 관이 함께 힘을 합쳐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분들을 모셔 와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국격이 이 분들을 모실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아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3·1 100주년을 맞이하여 남북이 함께한 “조선의 혼 아리랑의 귀향” 운동인 <조선인 유골봉환 남북공동행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최종 안치 장소는 평화가 정착되면 비무장지대나 평화공원이 될 것입니다. 비무장지대에서 남북이 하나 되어 80년 간 타국에 묻혀 계셨던 분들을 참배하면서 평화와 민족화합의 소중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남북 민화협은 이를 위한 실무논의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고, 5월에는 평양에서 “강제동원 토론회”를 진행할 것입니다.

우리 민족은 지난 100년간 식민지와 분단, 전쟁의 참혹함속에서도 눈부신 성장을 했습니다. 그 성장의 바탕에는 우리 선조들의 피눈물이 있습니다. 

밤마다 아리랑을 부르며 고국의 부모, 형제, 자매를 그리워  했던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말씀 하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가르침을 저의 가슴속에 깊이 새기면서 다시 한 번 오늘 추모식에 참석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 말씀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9. 3. 1.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김홍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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