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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병원의사협의회 성명서



의협은 즉각 의한정협의체 탈퇴를 선언하고, 
      강력한 대한방, 대정부 투쟁을 천명하라.

 지난 9월 5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본 회)는 최근 의한정협의체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의료일원화 문제와 관련하여 한방 치료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의한정협의체 논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본 회의 성명 발표 이후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는 큰 이슈가 되었고, 의협에서는 주말에 회의를 거쳐 의협의 입장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하였으며, 9월 10일 회원들은 의협회장의 입을 통해서 의협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발표된 의협의 입장은 회원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 대책으로 포함되었다.

의협이 서두에 발표한 대로 무분별한 한방 치료로 인해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되는 사례들이 많았으며 한방 치료가 유지되어서는 안 되는 당위성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의료계에서 주장하였던 약침 단속 강화, 한방제도 폐지, 한방건강보험 분리를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하면서 한방 관련 대정부투쟁에 다시 나서야 한다. 그런데 이처럼 대정부투쟁을 할 것처럼 뉘앙스만 풍기고, 한방 치료 부작용에 대한 무개입 선언이라는 비도덕적이고 현실성 없는 주장으로 입장 발표를 마무리하였다.

의협의 입장 발표를 들은 이후 본 회를 포함한 수많은 의사 회원들은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회원들은 이번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가 있었던 과정에서의 오해와 미숙함 등과 관련하여 의협의 책임 있는 대회원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합의문 관련자에 대한 징계, 그리고 마지막에는 의한정협의체 탈퇴 선언과 함께 대정부투쟁에 대한 강력한 천명을 원했다. 그런데 의협은 마치 의한정협의체에서 합의문 초안까지 도출되었던 것은 별 문제없었던 것인 양 언급 없이 넘어가버리고, 한방과 관련한 원칙적인 대응론만을 내놓았다. 아무런 잘못이나 책임이 없는 것처럼 안일한 입장 발표를 하는 것만으로는 성난 회원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어려울 것이며, 의협은 즉각 아래와 같은 행동을 보이고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1. 의협은 의한정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에 대하여 대회원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

본 회를 포함한 많은 의료계 단체들에서도 주장했지만 한방은 논의나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한방 치료는 의협에서도 밝혔듯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토속 문화의 하나에 불과하다. 과학과 통계적 근거에 입각하여 의료를 행하는 의사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한방과 일원화 관련 논의가 가능하다고 하면, 무속인들의 굿이나 부적도 일원화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효과와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한방과 의학을 일원화하라고 정부가 요구했다면, 일단 한방 치료의 과학적 검증을 거치고 나서야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섰어야 한다. 

그런데, 절대 논의조차도 해서는 안 되는 의료일원화 논의를 일단 진행했다가 의협이 거부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의협 스스로 한방과 정부의 계략에 넘어간 것조차 모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의료일원화 논의와 합의안 문제는 명백한 의협의 실책이며, 이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2. 의한정협의체 논의의 실무자와 주무 이사를 강하게 문책하여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의협이 이번 의료일원화 관련 사태와 관련해서 실책을 인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려 한다면, 논의 자체를 거부하였어야 할 주제를 논의하고, 합의안까지 만들어온 협의체 실무자와 주무 이사를 문책하여야 한다. 대외적으로 의협의 타이틀을 가지고 정부나 타 직역과 맞서는 사람은 회장이 아니라 실무자라 하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의사들을 대표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의협 집행부는 이런 책임 의식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하고, 실무에도 이러한 사람들을 선별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협의체 논의의 실무자와 주무 이사는 정부와 한방에 끌려 다니다가 얼토당토않은 합의안 초안까지 받아오는 어이없는 협상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모든 의사 회원들의 명예마저 실추시켰다. 여기에 더해서 정부와 한방에 일원화 관련 논의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과학적검증이 필수요소가 아니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향후 관련 협상이나 투쟁에서 의사들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이게 한 잘못도 있다. 
따라서 의협은 이들 실무자와 주무 이사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하며, 파면을 포함한 문책을 통해서 강경한 의협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려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향후 의협을 대표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 의협은 즉각 의한정협의체 탈퇴를 선언하고, 한방과의 타협을 강요하는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강력한 투쟁을 선포해야 한다.

최대집 회장은 기자 회견에서 의료일원화 관련 합의안은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의협이 더 이상 의한정협의체에 몸담고 있을 이유가 없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방에 대한 회원들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하였기에 즉각 의한정협의체 탈퇴를 선언하고, 한방은 절대로 협의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런데 의한정협의체에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할 경우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된 후 계류 중인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 법안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식의 협박을 정치권과 정부가 해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발언 자체를 꺼내기 어렵게 의협은 더 강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의사들로 하여금 국민 건강에 위해가 생길 수 있는 행위를 수용하라고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나 양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의사는 배운 대로 진료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대원칙이 어긋나기 시작하면 의료의 붕괴는 걷잡을 수 없다. 그런데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를 국가가 장려하고, 의료법에 명시된 면허의 배타성까지도 부정하는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이러한 대원칙의 붕괴를 일으키는 것이고, 이는 곧 전체 의료의 붕괴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의협은 바로 이러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대원칙을 깨려는 모든 압박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의협이 원칙을 지켜내는 확고하고 일관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 주어야만 비로소 의료계도 투쟁의 강한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의협은 의한정협의체 탈퇴와 함께 강력한 대한방, 대정부 투쟁을 천명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아무 저항 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문재인 케어, 정치권의 야합으로 손쉽게 진행되는 원격진료, 그리고 회원들이 하나하나 감당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각종 규제들에 대해서 지금까지 의협은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어도 그 동안 대다수의 회원들은 참고 기다려왔다. 하지만 이제 회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그 증거가 바로 이번 의료일원화 관련 합의안 사태에 대한 회원들의 격렬한 반대 목소리인 것이다.

회원들이 의협에 원하는 것은 한방 치료 부작용에 대한 무개입 같은 황당무계하고, 실현 불가능하며 무의미한 그런 대책이 아니다. 회원들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밀어붙이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한 의협의 자세를 원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한 발 물러나더라도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주는 의협을 원하고 있다. 반복되는 실책과 말실수, 무책임한 행동 등은 회원들이 의협을 외면하게 만들 뿐이다. 

의협이 조직을 재정비하고 제대로 된 투쟁을 준비하고자 한다면, 의한정협의체 탈퇴를 포함하여 위에 언급한 본 회의 요구를 수용하고, 강한 의지를 표명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의협이 이러한 자세를 가진다면 본 회는 의협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투쟁의 동력을 모으는 선봉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면 의협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큰 흐름에 앞장설 것임을 분명히 하는 바이다.



                               2018년 9월 11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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