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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및기관

응급의학회 연대사, 의료기관 내 폭력근절 범의료계 규탄대회



대한응급의학회 연대사

존경하는 전국의 13만 회원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시는 선배, 동료, 후배 여러 선생님들께 대한응급의학회는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밤낮도 없이, 주말과 휴일도 없이, 설날이나 추석 연휴도 없이 24시간 365일 응급실의 불을 밝히며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이 있습니다. 바로 응급의학과 의사들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539개소의 응급의료기관과 기관 외 응급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매년 1천만명 이상의 응급 환자 진료를 묵묵히 담당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전공의 선생님들을 대신하여 잠시 제가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북 익산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 환자 진료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무차별 폭행 영상을 보고, 응급의료종사자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마저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만약 CCTV가 없었다면, SNS가 없었다면 또 소리 없이 묻히고 말았을 지도 모릅니다. 

응급 환자 진료를 폭행 등으로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조항이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초범이라고, 주취 상태의 심신 미약이라고 오히려 솜방망이 처벌이 계속 되어 왔습니다. 

경찰, 검찰, 그리고 사법부는 전북 익산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 진료 중 발생한 응급의학과 전문의에 대한 폭행과 “감옥에 갔다 와서 칼로 죽여버리겠다"고 하는 협박 사건에 대하여 엄정하게 해당 법률을 적용하고 집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전북 익산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 진료 중이던 응급의학과 전문의 선생님이 주취자에 의한 폭행으로 피를 흘리고 쓰러졌을 때, 그 응급실에 있던 다른 응급 환자들의 생명과 건강은 과연 누가 돌보아 줄 수 있습니까? 그 응급실에 있던 다른 응급 환자들의 안전과 응급의료를 받을 권리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생과 사가 오가는 급박한 현장, 꺼져가는 생명에 대한 마지막 소생술을 시행하는 긴장의 현장인 응급실은 응급 환자를 위하여 최상의 안전과 보호가 담보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응급실에서 크고 작은 폭언과 폭행 사건은 너무 많아, 오히려 하루라도 주취자의 난동이 없는 날이 없다시피 한 것이 우리나라 응급실의 현실입니다.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안전한 응급의료 환경만이 응급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응급의학과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기사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어야, 응급 환자들의 진료는 더욱 빠르고 안전해 집니다. 
국회, 정부 관계 당국,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의사협회, 대한응급의학회와 같은 관련 전문 학회 그리고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진정성있게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논의하고 현실적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특히 응급실 폭력 사건 발생 때마다, 경찰의 초등 대처는 항상 아쉬운 점으로 얘기되어 왔습니다. 이번 기회에 반드시 경찰청은 관련 전문 학회와 함께 응급실 폭력 대응 매뉴얼을 제정하고, 이를 전국 경찰이 공유하고, 현장에서 엄정하게 집행하여 안전한 응급실 환경을 만들어 우리나라의 후진적 응급실 폭력을 청산하는 획기적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하는 국민 여러분들의 응급 의료인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안전한 응급 의료 환경을 다함께 만들어 가는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끝으로 대한응급의학회는 하루 빨리 응급실 폭력의 피해를 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응급의료 현장에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여 지원하겠습니다. 
함께 해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8. 7. 8. 

대한응급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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