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8 (월)

  • 맑음동두천 12.6℃
  • 맑음강릉 11.6℃
  • 맑음서울 13.1℃
  • 맑음대전 14.3℃
  • 맑음대구 14.4℃
  • 맑음울산 11.6℃
  • 구름조금광주 15.6℃
  • 맑음부산 13.0℃
  • 맑음고창 14.9℃
  • 맑음제주 14.0℃
  • 맑음강화 10.4℃
  • 맑음보은 13.9℃
  • 맑음금산 14.2℃
  • 구름조금강진군 15.1℃
  • 맑음경주시 14.8℃
  • 구름조금거제 12.7℃
기상청 제공

칼럼

‘보건의료-빅데이터 명품화 전략’




안봉영(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최근 과학기술과 관련하여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화두는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다.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기계가 인간을 능가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제는 기계의 능력을 인간의 복지와 수명연장 등에 긍정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의 다음 목표는 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한 닥터 알파고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실제 닥터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이 이미 상용화 되어 보급되고 있으며, 인간의 생명을 다룬다는 관점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인공지능의 오류에 대한 책임문제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고려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3V(Volume, Variety, Velocity)를 배경으로 정의하여 왔으나, 최근 들어 Veracity(정확성)가 포함되어 빅데이터 자체의 신뢰성과 정확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000여 개의 건강진단센터에서 정형, 비정형의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을 뿐 아니라, ICT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되어 있어서 의료 인공지능 개발과 활용에 가장 알맞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자체의 신뢰성과 정확성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미흡하여 자칫 힘들게 구축한 빅데이터의 활용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 ‘부정확한 혈압 측정 결과’, ‘의료영상 중복촬영’, ‘의료데이터 표준화 시급’, ‘미래의료에서 측정데이터의 중요성’ 등이 사회적 이슈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빅데이터의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여 다양한 분야의 빅데이터들을 명품화하기 위하여 “범부처 빅데이터 컨트롤 타워 설치”, “미래 보건산업을 이끌 R&D 혁신, 빅데이터 전략 수립 착수” 와 같이 범정부적인 기획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 기관들도 각자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를 통합하여 손쉽게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의료진단은 인체물리량 측정, 체외진단, 의료영상으로 나눌 수 있다. 인체물리량 측정과 체외진단은 국가측정표준기관에 잘 확립되어 있는 측정표준절차와 인증표준물질을 적용하면 비교적 빠른 시간에 그 정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혈압은 혈액의 압력이며, 압력은 단위 면적당 미치는 힘으로 정의되는 물리량이다. 국가표준측정 체계에서 측정의 기본 단위는 7 종류(질량, 시간, 길이, 광도, 전류, 온도, 물질량)이며, 질량에 중력가속도를 곱한 것이 힘이고, 길이를 제곱하면 면적이다. 즉 압력은 2 종류의 기본단위로부터 얻어지는 유도단위이며, 혈압은 결국 혈액의 질량과 혈액이 지나는 공간의 면적으로부터 얻어지는 압력이라 정의될 수 있다.

MRI, CT, PET, 초음파 등 의료영상의 경우, 의료진의 경험적 판단으로 질병의 유무를 정성적으로 진단하던 것이 보편적이었다. 최근의 의료영상은 얼마나 넓은 부위에 걸쳐 병변이 퍼져있는지, 시간적으로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얼마나 건전한 상태인지, 아니면 얼마나 많이 병들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영상의 정량화와 표준화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QIBA(Quantitative Imaging Biomarkers Alliance, USA), EIBALL(European Imaging Biomarkers Alliance), EURAMET(European Association of National Metrology Institutes)에서는 의료영상정량화와 함께 의료진단의 측정학적 소급성 구축, 바이오 마커 측정, 의료영상에서의 측정표준 확립 등을 위한 협력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신뢰성 있는 보건의료 빅데이터, 즉 명품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구축을 위해서는 인체물리량 측정표준 및 표준절차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암 진단마커 등 체외진단 신뢰성 향상 기술 개발, 의료영상 표준팬텀 개발 등을 통한 의료영상정량화 및 표준화 기술, 그리고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기기의 신뢰성 향상 기술 등도 개발되어야 한다. 특히 이미 개발된 국가측정표준이 의료진단 분야로 연계되고, 새로 구축되는 의료 빅데이터의 유효성 검증을 위한 엄격한 절차의 개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의 측정기관과 의료기관, 의료기기 관련 기관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산학연병 간의 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 협의체를 통하여 의료진단의 측정표준확립이 시급한 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따라 측정표준을 개발하며, 국가가 지정하는 대형 병원 및 건강진단기관에 측정표준을 보급/적용하여 ‘한국인 대상의 명품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생산할 것을 제안한다. 구축된 빅데이터에 최고의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고, ‘데이터 네트워크 플래폼 구축 기술’, ‘의료정보 보호 기술’, ‘임상결정 지원 기술’ 등 표준화 기술을 도입하면 성공적으로 한국형 의료 인공지능 기술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출처 대한의학회 E Newsletter No 84  JUNE 2017]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