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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표준연, SQUID 센서 이용 ‘소동물 생체자기 측정장치’ 개발

'Review of Scientific Instruments’에 온라인 게재



희생 없는 동물 실험 가능해져

신약 개발의 난제인 Long-QT 증후군 초기단계 진단 가능 




국내 연구진이 신약 개발이나 뇌 연구 등에 활용되는 실험쥐를 희생하지 않고, 생체기능의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생체신호센터 연구진은 실험쥐를 해부하지 않고 비접촉적 방식으로 뇌와 심장의 신호를 측정하는 ‘소(小)동물 생체자기 측정장치’를 초전도 양자 간섭 소자(SQUID)*를 이용하여 개발하였다. 


* 초전도양자간섭소자 (SQUID, Superconducting QUantum Interference Device):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자기장 정밀 측정 소자. SQUID 센서는 인류가 개발한 자기장 측정 장치 중 가장 감도가 높으며, 지구 자기장 100억 분의 1 세기까지도 측정할 수 있음. 


실험쥐는 유전자나 장기 구조가 사람과 유사하여 전 세계 동물실험의 97% 이상에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연구과정에서 수천수만 마리의 실험쥐가 희생된다는 점이다. 생체기능의 변화를 보기 위하여 동일하게 처리한 여러 마리의 실험쥐들을 시간경과에 따라 해부하는 기존 방법은 생명윤리부터 효율성·정확성 등에 대한 문제를 끊임없이 야기하였다. 


특히, 뇌파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수술로 실험쥐의 두개골 윗부분을 제거한 뒤 뇌에 전극을 삽입하여야만 했다. 이 경우 수술로 인한 뇌의 오류 반응, 체내 분비물로 전극이 산화됨에 따라 생기는 신호 잡음 등으로 정확하게 뇌파를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최고의 자기장 측정센서인 SQUID 센서로 안전하게 생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소동물 생체자기 측정장치‘를 개발하였다. 이 장치를 통해 두개골을 수술하지 않고 실험쥐의 뇌자도*를 측정함에 따라 희생 없이 한 개체에서의 변화를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 뇌자도: 뇌파가 발생시키는 자기장. 자기장은 두개골이나 피부, 뇌 등에 투명하므로 수술 없이도 정확한 신호를 얻을 수 있음. (심장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은 심자도라고 함) 



[ 소동물 생체자기 측정장치로 실험쥐의 뇌기능을 측정하는 모습 ]





KRISS는 이미 순수 국내기술로 인간 대상 뇌자도 측정장치를 개발하였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해외 기술이전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를 실험쥐와 같은 작은 동물에 활용하기에는 센서 각각의 측정능력과도 같은 공간해상도 면에서 제한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센서를 소형화·밀집화하는 특수 기술을 통해 장치 내 SQUID 센서의 배치를 최적화하였다. 또한 초전도 상태를 유지시키는 액체헬륨과 측정 동물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극저온 단열통 구조를 개발함으로써 공간해상도의 한계를 극복하였다. 


소동물 생체자기 측정장치는 뇌는 물론 심장의 기능도 측정할 수 있다. 실험쥐의 심근이 발생시키는 자기장을 정밀 측정하면 Long-QT 증후군과 같은 심장질환을 신약개발의 초기단계에서 진단할 수 있다. 


전도성 심장질환인 Long-QT 증후군은 신약 개발 시 부작용으로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최종 검증단계에서 발병하는데다 사전에 진단하기 어려워 거의 개발 완료된 신약이 탈락되는 경우가 많다. 


KRISS 생체신호센터 김기웅 센터장은 “이번 기술로 동물의 희생은 최소화하면서 측정의 정확도는 최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며 “동물실험 뿐만 아니라 급증하는 애완동물 시장에서 동물의 뇌 및 심장질환을 진단하는 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특허 등록을 비롯하여 장치 개발 분야의 저명한 미국의 국제학술지 ‘리뷰 오브 사이언티픽 인스트루먼츠(Review of Scientific Instruments)’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  보충 설명


1. 공간해상도: 뇌의 신호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으로, 센서의 공간해상도 범위가 작을수록 뇌의 청각, 시각 등의 영역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2. ‘극저온 단열통 구조’의 개발 배경: SQUID를 이용한 초전도 장치를 이용하려면 액체헬륨(냉매)으로 냉각후 극저온 상태에서 작동시켜야 한다. 이때 냉매가 직접 동물에 닿으면 피부에 손상을 입기 때문에 냉매와 피부 사이에서 보호 역할을 하는 단열층이 필요하다. 그러나 단열층 간격이 넓으면 센서의 뇌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신호에 대한 미세한 차이를 알아낼 수 없다.


연구진은 슬라이딩식 가변 진공층을 도입하여 ‘극저온 단열통 구조’를 개발, 단열층의 간격을 최소화함으로써 장치의 공간해상도를 향상시켰다.


3. LONG QT 증후군: 전도성 심질환의 일종으로 심장박동의 장애로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 상태를 의미하며, 실신 및 급사를 초래한다.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선천성, 복용하는 약물로 인한 후천성으로 구별할 수 있다.


4.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장치를 통해 실험쥐가 소리에 반응할 때의 뇌 반응인 청각유발신호는 물론, 뇌-컴퓨터 결합에 활용되는 뇌의 반응인 정상상태 청각유발신호의 측정에도 성공하였다.



* 활용 방안


1. 신약 개발

신약 투여에 의한 뇌기능의 시간적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동일 처리를 한 실험쥐를 시간경과에 따라 해부해가며 평균값을 내는 기존 방식과 달리 한 개체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 및 효율면에서 우수하다.

또한 신약개발 테스트 최종단계에서 발생하는 Long-QT 증후군 등 전도성 심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2. 뇌 질환 연구

특정 유전자의 변형이나 후처리된 실험쥐의 뇌기능 변화를 개체의 희생 없이 비침습 검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 가능하다.


3. 애완동물 진단

급증하는 애완동물 시장에서 소동물의 뇌 및 심장질환 진단에 활용 가능하다.



* 기타 에피소드


세브란스 병원에서 뇌의 초음파 자극 실험시의 반응 측정 동물 실험을 위해 소동물 생체자기 측정장치를 현지 설치하여 활용하고 있다.



연구성과 논문 주소(Review of Scientific Instruments)

- http://dx.doi.org/10.1063/1.4979071






(사진제공: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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